분양계약 때 계약자가 내부 구조를 직접 고르고,입주 후 벽체를 허물고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대우건설은 7일 서울 역삼동 '푸르지오 밸리'에서 이 같은 특성을 가진 맞춤형 아파트 '마이 프리미엄'을 발표했다.

대우건설은 △무자녀 부부 가정 △유아기 자녀가 있는 가정 △학령기 자녀 가정 △조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3세대 가정 △노년 부부 가정 등 5개 라이프 스타일로 나눠 각각의 평면을 제시했다. 학령기 자녀 가정에는 주방 근처 공부방을,3세대 가정에는 부부 공간과 조부모의 생활 공간을 분리하는 식이다. 제시된 구조 외에도 소비자가 얼마든지 구성원 수,나이,취미 등에 맞는 평면을 꾸미는 것이 가능하다. 선택한 집의 구조는 모니터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고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

입주 후에도 집 구조를 바꿀 수 있다. 예컨대 신혼 부부가 아이를 낳아 가족 수가 세 명으로 늘어나면 방 개수를 늘려 아이방을 만들 수 있다. 자녀가 학교에 들어가면 공부방을 따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집안 일정 공간을 벽면으로 막고 문을 따로 만들어 부분임대형 주택으로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아파트가 가능한 것은 기존 '벽식 구조'를 '기둥식 구조(무량판 구조)'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벽식 구조는 아파트 벽에 하중이 가해져 벽면 개조가 힘들지만 기둥식 구조는 기둥 이외에는 얼마든지 해체 · 교체가 가능하다. 무량판 구조는 교각에 하중을 집중하는 교량 공사에서 주로 쓰이는데,아파트는 내부에 기둥이 있을 경우 공간 활용 문제가 생겨 이용되지 않았다. 마이 프리미엄은 기둥을 발코니 쪽으로 빼내 집안 공간 활용을 자유롭게 했다.

기둥식 구조를 적용하면 시공비가 3%가량 오르지만 구조 변경의 경제성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입주 후 집 구조를 바꿀 때도 비용이 들어간다.

이희성 대우건설 주택기술담당 상무는 "입주 후 내부 구조 교체 수요가 많아지면 이를 전문으로 다루는 자회사를 만들어 유상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내년 초 분양되는 시흥6차 푸르지오에 마이 프리미엄을 처음 적용할 계획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