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Fed "제2 리먼 막자"…2중 3중 보호막
BoA는 대규모 모기지 관련 소송으로 120억달러 이상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손실이 커지면서 지난 2분기 88억3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위기설에 휩싸이면서 주가도 올 들어서만 60% 넘게 하락했다. Fed가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BoA에 2중,3중 차단막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이유다.
◆계속되는 규제당국의 압박
규제당국이 BoA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압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5월 규제당국은 지배구조와 리스크 관리 및 유동성 관리 대책을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맺도록 해 경영진을 놀라게 했다. Fed는 앞서 메릴린치를 인수한 BoA의 자금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에 의심을 품고 이 은행의 등급을 강등했다. 올해 초에도 규제당국은 배당금을 올릴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는 BoA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또 한번 경영진을 당혹스럽게 했다. 당시 다른 은행들은 대부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배당금을 올렸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BoA 최고경영자(CEO)는 공개적으로 배당금을 올리겠다고 선언했다가 규제당국의 반대로 입장을 번복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규제당국은 또 모이니한 CEO에게 법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최고경영진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모이니한 CEO는 모건스탠리의 최고법률 책임자였던 개리 린치를 BoA의 새 최고법률책임자로 임명해야 했다.
◆사그러들지 않는 시장의 우려
자본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서 커지면서 BoA의 주가는 올해 들어 60% 넘게 하락했다. 8월 초에는 하루에 160억달러의 시가총액이 날아가기도 했다. BoA 경영진은 이 같은 시장과 규제당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모기지 중개 사업부문을 매각하기로 하고 중국건설은행(CCB) 지분을 매각해 33억달러를 확보하는 등 유동성 확충에 주력해왔다.
특히 지난 8월25일에는 워런 버핏이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발표하면서 BoA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 주가도 크게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종가 기준으로 BoA 주가는 여전히 41% 떨어진 상태다. 일련의 조치들이 BoA가 제2의 리먼이 될 수도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2중,3중의 보호막 마련
Fed가 BoA에 추가적인 비상계획 마련을 지시하자 BoA는 자회사 메릴린치 실적에 연계한 별도의 주식을 발행하는 방안을 비상계획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이니한 CEO가 이 방안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메릴린치 인수 후 추진해온 통합 전략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WSJ는 모이니한 CEO가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이 방안을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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