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ㆍ동래 '주춤'…사하구는 1년 새 1억 뛰어
"해운대 아파트마저 거래가 주춤해졌습니다. 분양권 거래도 뜸해졌고…."(부산 우동 H공인 관계자)

지방 부동산시장 훈풍을 이끈 부산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보합세로 돌아섰다. '부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해운대 · 동래 · 수영구 등 동부산권에선 거래도 끊겼다. 전문가들은 "2009년부터 3년가량 오름세를 보여 상승 여력이 떨어졌다"며 "서부산권인 사하 · 사상 · 북구 등은 동부산권과 가격 차이를 메워가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춤해진 해운대 · 수영구

2일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상승 곡선을 그리던 해운대 · 수영구 등 동부산권 아파트 거래가는 하반기 들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 반여동 D공인 관계자는 "올여름을 기점으로 문의가 크게 줄었다"며 "올봄 2억3000만원 하던 전용 85㎡가 지금은 2억1000만~2억2000만원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용 85㎡ 초과 중대형은 매수 문의가 잠잠하다. 부산 우동 H부동산의 박모 소장은 "가장 인기가 많은 해운대 아이파크도 중대형 평형대에선 분양권 프리미엄이 떨어지고 있다"며 "최근 금융권의 대출 규제로 중도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인근 D주상복합에선 계약을 포기한 사례도 나왔다"고 전했다.

◆서부산권은 '가격차 메우기'

서부산권 아파트는 저평가를 앞세워 가격차를 메우고 있다. 동의대 부동산도시재생연구소에 따르면 2년6개월 새 서부산권의 사상구(50%),북구(47.1%),사하구(45%)는 평균 40% 이상 값이 올랐지만 동부산권의 동래구(22.3%),해운대구(20.1%),금정구(19.2%)는 상승률이 낮았다.

부산 다대동 다대롯데공인의 김성미 소장은 "하단동 SK뷰 전용 85㎡가 1년 새 2억5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올랐다"며 "해운대구 센텀파크1차 전용 85㎡ 3억8500만원과 격차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시장 강세를 겨냥해 건설사들은 서부산권 분양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건설은 '다대 롯데캐슬 블루' 1326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 699가구를 오는 6일 청약받는다. 한신공영은 괴정동에 한신휴플러스 413가구를,일신건영은 장림동 휴먼빌 413가구를 각각 연내 분양할 예정이다. 권소혁 롯데건설 분양소장은 "상대적으로 값이 낮은 서부산권이 거가대교 · 경전철 개통 등에 힘입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며 "3.3㎡당 평균 분양가가 820만원 수준이라 상승 여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 주택시장 열기 식나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 "부산이 단기 조정을 받는 것인지,하락 전환됐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같은 생활권역인 양산 김해 등은 부산과 비슷한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지방 부동산시장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회복기에 막 접어든 광주 대구 등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지난달 부산 미분양은 3158가구로 17% 증가했다"며 "공급 물량이 소화되지 않아 매매가격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전 대구 등은 미분양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급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변동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