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용품인 배 가격이 지난해보다 54.5% 폭등했다.

한국물가협회는 지난달 23일 서울, 수원 등 전국 7대 주요도시의 재래시장 9곳에서 차례용품 29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배값은 물량 부족으로 대폭 올랐다. 지난 8월 초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산지의 낙과 피해가 컸고, 평년보다 열흘 정도 빠른 추석으로 햇품의 공급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신고 배(600g 이상, 5개)의 평균가격은 1만9750원으로 전년동기 1만2780원보다 6970원 뛰었다.

물가협회 조사에 따르면 총 29개 차례용품 중 23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 한우 국거리, 청주, 젤리, 두부, 파 등 6개 품목의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다.

품목별로 사과(300g, 5개)의 전국평균비용은 1만4170원으로 전년보다 27.4% 올랐다.

밤, 대추 등 견과류는 햇품의 출하량이 부족해 저장품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밤 1kg과 대추 400g, 곶감 10개를 준비하는 데 드는 비용은 6.9% 상승한 2만160원을 기록했다.

나물류는 기상이변과 일조량 부족으로 작황이 부진했다. 고사리와 도라지, 숙주, 시금치, 호박(각각 400g)의 준비비용은 1만3520원으로 전년보다 7.5% 상승했다.

송편의 경우 주재료인 일반미의 가격이 올라 1kg당 1.8% 뛴 7340원에 거래됐다.

반면 국거리(400g)와 산적용(600g) 쇠고기의 가격은 각각 1만1350원, 1만7000원으로 6.6%, 6.7% 내렸다. 한우값은 사육두수가 증가하고 수입량이 늘어난 데 따라 하락했다.

한국물가협회는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10.3% 오른 20만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추석이 평년보다 빠르고 기상이변이 계속돼 물가가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