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량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일본을 앞섰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SDI가 작년 연간 기준으로 일본 산요를 앞질러 1위에 올랐지만 국가 단위로 일본을 추월하기는 사상 처음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보기술(IT) 분야 전문 조사회사인 테크노시스템리서치 자료를 인용,올해 2분기(4~6월) 기준으로 한국 기업들의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42.6%로 전분기 대비 4.9%포인트 높아졌다고 2일 보도했다. 같은 기간 일본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33.7%로 전분기 대비 4.3%포인트 떨어졌다.

삼성SDI의 글로벌 점유율이 같은 기간 21.0%에서 25.3%로 4.3%포인트 올랐으며 LG화학은 16.6%에서 17.3%로 0.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2009년까지 부동의 1위였던 산요의 점유율은 올해 2분기 18.4%로 전분기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산요의 모회사인 파나소닉의 점유율(4.6%)을 합쳐도 삼성SDI보다 낮았다. 소니도 1분기 10.4%에서 2분기 7.9%로 2.5%포인트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들이 대지진으로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량 확대에 차질을 빚었다"며 "엔고(高)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시장점유율이 낮아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업계는 2차전지에서 당분간 한국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대규모 투자로 단숨에 일본 기업을 따라잡고 격차를 계속 벌려왔듯이 2차전지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것이란 점에서다. 니혼게이자이도 "일본 기업들이 가격 측면에서 한국과 중국 기업에 크게 밀리고 있어 과거처럼 40%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이태명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