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을 선출할 때 후보자 학력은 따질 필요가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7부(부장판사 고영구)는 24일 서울 강남구 개포시영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학력을 허위기재했다'는 이유로 후보자 자격이 취소된 김모씨(77)가 입주자대표회의 측을 상대로 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에 따르면 재판부는 "당초 회장 선출 공고문에 따르면 학력증명서를 요구하고 있지 않은데다,학력을 잘못 기재한 것은 주택법 시행령 상 입후보자의 결격사유나 해임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아파트 동대표의 학력이 동대표 업무 수행에 크게 영향을 끼칠 사안이라고 보기 어렵고,70대 노인의 학력이 중학교 중퇴이든,중학교 야학을 수학했든 간에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차이가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동별 대표자 선출 때 자신의 학력을 '백석중학교 중퇴'라고 기재해 출마한 뒤 동대표로 당선됐다. 이후 아파트 입주자회장 선거에 후보등록을 할 때는 학력을 '백석중학교(야학)'라고 기재해 입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에 아파트 입주자회 선거관리위원장은 "야학이라도 수학했음을 증명하라"고 했지만 김씨는 "야학 수학은 졸업증명서가 발급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입주자회 측이 '학력증명 서류 미제출'을 이유로 회장후보자 자격을 취소하자,김씨는 지난 2월 자신을 제외하고 실시한 입주자 대표회장 선거는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