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서 명예 퇴직한 양모씨(56)는 노후 대비용 투자처를 찾던 중 분당선 야탑역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는 상가를 발견했다. 전용면적 990㎡ 한 층을 경매로 낙찰받은 그는 기존 점포를 헐어내고 6.6㎡ 짜리 원룸 76실로 리모델링했다. 리모델링 비용까지 합쳐 약 20억원이 들었다. 그는 "실당 월 45만원 안팎으로 매달 2700만원가량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며 "대출금 10억원에 대한 이자와 관리비,홍보비 등을 제외하면 수익률은 연 20%가량"이라고 말했다.

◆애물단지 상가가 고수익 원룸텔로

공실률이 높은 상가 건물을 원룸으로 바꿔 고수익을 얻는 원룸텔 투자 사례가 늘고 있다. 원룸텔은 고시원보다 크고 오피스텔보다 작은 준주택이다. 법적으론 고시원이지만 방안에 화장실,샤워기,냉장고,침대,옷장 등을 갖춰 원룸텔,고시텔,리빙텔 등으로 불린다.

수익형 부동산 전문업체인 싱글하우스의 정광옥 사장은 "서울에서 준주택을 지을 만한 땅이 3.3㎡당 2000만~3000만원으로 비싸지면서 땅보다 기존 상가건물을 확보해 수익형 부동산으로 리모델링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입지가 좋은 건물을 고르면 연 20%에 가까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준공한 평촌신도시의 한 원룸텔도 공실률 40%대 상가건물을 준주택으로 바꾼 사례다. 서울지하철 4호선 범계역 인근 중심상업지역에 있는 10층짜리 이 건물은 공실이 많아 7층 한 층(전용 980㎡)이 급매물로 나왔다. 14억원에 사들여 74실 규모 원룸텔로 바꿨더니 연간 수익률 18%대의 알짜 부동산으로 변신했다.

인천 계양구청 인근 원룸텔은 11층짜리 상가건물의 11층(전용 860㎡)을 8억5000만원에 경매로 낙찰받아 리모델링했다. 임대료가 서울에 비해 싸긴 하지만 매입 비용이 워낙 낮아 수익률은 연 25%대에 이른다.

◆입지,법률기준 등 꼭 확인해야

상가 건물을 모두 리모델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가는 업무시설이나 근린생활시설로 용도가 설정돼 있어 이를 근린생활시설2종(고시원)으로 바꿔야 한다.

용도 변경을 위해서는 현행법상 면적이 1000㎡ 미만이어야 한다. 다음달 30일 이후에는 500㎡ 미만으로 제한된다. 소방법상 허가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건물 안에 조산원이나 산후조리원이 있으면 안 된다.

분당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상가 건물을 매입하기 전 관할구청 건축과나 전문회사에 용도 변경에 제한을 받는 요소가 없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익성 분석도 필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대학가,학원밀집가,산업단지,출퇴근이 용이한 역세권 등 임대 수요가 많은 부지를 확보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배후 수요가 많더라도 수익형 부동산 공급이 많지 않은 곳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