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증권시장 패닉을 막는 옳은 방법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져야 차익을 얻는 거래인 만큼 지금 같은 때는 증시에 부담을 주는 게 사실이다. 빌린 주식을 판 다음에 되사서 상환하는 과정에서 주가 하락을 부추길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거래 방식의 일시적인 통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식 매물을 줄이려는 것이 목적이라면 선물 매도와 프로그램 매도를 막는 것이 훨씬 효과가 더 클 것이다. 더욱이 기관의 로스컷은 투자자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로스컷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도리어 나중에 투자자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금융시장과 투자자의 불안을 해소하는 해법은 무엇보다 우리 정부의 관리능력과 실물경제의 충분한 성장성을 입증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향후 주식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일시적인 가격 제한과 거래제도의 변화로 가능한 일이 아닌 것이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란 초유의 사태가 금융시장 불안의 원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지금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에 대비하는 게 최대 과제다. 우리 경제의 건전성과 성장성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것 이상의 효과적인 대책은 없다고 봐야 한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 세계시장에서 주가,환율,금리가 안정을 찾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글로벌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금융과 실물을 아우르는 정부의 위기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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