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3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

한국은행이 13년만에 금 보유량을 늘렸다.

2일 한은에 따르면 외환보유액 중 금 보유량은 전월 14.4t에서 지난달 말 기준 39.4t으로 약 한달간 25t 늘어났다.

금 보유액은 원가 기준 전월 8천만달러에서 지난달 말 현재 13억2천만달러로 12억4천만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0.03%에서 0.4%로 급등했다.

싯가 기준으로는 0.2%에서 0.7%로 늘어났다.

한은이 금을 사들인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전략팀 서봉국 팀장은 "외환보유액이 3천억달러를 넘어섰고,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국내 시장은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는 등 금 보유 여력이 개선됐다"며 13년 만에 금 보유액을 늘린 배경을 설명했다.

서 팀장은 또 "외화자산 운용 측면에서도 금 보유량 확대가 전체 외화자산 운용 시 리스크를 줄이고, 국제 금융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함과 동시에 외환보유 안전판으로서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3천110억3천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65억5천만달러 증가하면서 지난 4월 3천72억달러 이후 3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은 국제국 국제총괄팀 신재혁 과장은 "외환보유액은 엔화와 파운드화 등의 강세로 이들 통화표시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하고 보유외환 운용수익이 나면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7월 중 파운드화는 2.3%, 엔화는 4.7% 절상됐다.

반면 유로화는 0.8% 절하됐다.

외환보유액에서는 유가증권이 2천752억7천만달러(88.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예치금 286억7천만달러(9.2%),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35억9천만달러(1.2%), IMF포지션 21억7천만달러(0.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6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7위를 유지했다.

중국이 1위를 차지했고, 일본, 러시아, 대만, 브라질, 인도가 그 뒤를 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