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파워 100인 릴레이 인터뷰] "5초의 미학으로 전세계 게이머 잡겠다"
"모바일 게임의 승패는 '5초의 미학'에 달려있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에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지못하면 소용이 없죠.올해는 전 세계에 컴투스의 이름을 알릴 겁니다. "

박지영 컴투스 사장(36 · 사진)의 얘기는 명쾌하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올해로 창업 13년을 맞은 컴투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모바일 게임업계의 강자다. 지난해 매출 280억원에 영업이익은 34억원을 거둬들였다. 2008년부터 진출한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 게임으로만 유료 다운로드 900만건을 달성해 수백억원을 벌었다. 미국 중국 일본에 가동하고 있는 현지법인들도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스마트 시대가 새로운 기회"

박 사장은 "그동안 80여개 국가의 오픈마켓에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내놓는 등 글로벌 경영을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해왔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모바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컴투스는 지난해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한 '슬라이스 잇(Slice It)!'이 세계 31개 국가에서 유료 앱 전체 1위에 오르면서 이미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또 이 게임으로 '201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쟁쟁한 온라인 게임과 콘솔게임을 제치고 최초로 선정된 모바일 게임이었기에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는 평이다.

고려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박 사장은 국내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드문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영국의 모바일 콘텐츠 전문지 'ME'가 선정한 '세계 톱 모바일 콘텐츠 여성 경영인 50'에 2년 연속 뽑히기도 했다.

"창업을 고민할 무렵 휴대폰으로 인터넷이 가능한 기술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어요. 휴대폰이 PC처럼 고사양으로 변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죠."

컴투스는 그동안 10~20분 짧게 즐기는 모바일 게임만의 특성에 집중해 히트작을 연달아 내놨다. 박 사장은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소셜 기능을 게임에 넣어봤지만 데이터 요금 부담 때문에 이용자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제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출현 등으로 그전부터 구현하고 싶었던 다양한 게임들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게임은 미래의 일상"

그녀는 올해 글로벌 확장을 위해 지역별 국가별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마다 실력과 노하우를 갖춘 게임 강자들이 존재하는 만큼 틈새를 노리는 전략도 병행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중국 프랑스 독일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인재를 뽑아 게임 현지화에 집중하고 있죠.수익 모델도 다르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은 무료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부분 유료화나 광고 등으로 수입을 올리죠.반면 미국 일본 등의 이용자들은 게임에 광고가 뜨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유료 게임을 중심으로 승부를 걸어볼 생각이에요. "

박 사장은 앞으로 몇 년 더 지나면 모바일 게임이 우리의 일상 속에 더 깊숙이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어린 제 아이들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쉽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 세대들이 성장하면 모바일 게임은 생활의 일부분이 될 것입니다. "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