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는 향후 1년 내 2400 정도까지 오를 수 있을 겁니다. 아시아에서 대만 인도네시아와 함께 가장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

세계 8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의 아야즈 에브라힘 홍콩 최고운용책임자(CIO · 47 · 사진)는 20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단기 변동성은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 전망은 밝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브라힘 CIO는 HSBC자산운용과 도이치자산운용 홍콩에서 각각 CIO를 역임했으며 지난 5월 아문디 홍콩에 합류했다. 아문디는 운용자산 규모만 100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자산운용사로 에브라힘은 15조원의 아시아 관련 주식형펀드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에브라힘 CIO가 한국 증시의 비중 확대를 권고하는 이유는 기업들의 양호한 이익성장률과 낮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때문이다. 그는 "한국 기업의 순이익은 올해 20% 늘어나는데 이어 내년에도 12% 증가할 것"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은 올 실적 기준 10배,내년 기준 9배로 아시아 시장 중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브라힘 CIO는 "최근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고 있지만 이는 그동안의 양호한 운용수익률을 지키려는 차익실현 차원"이라며 "시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외국인의 차익실현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우려로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출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에브라힘은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해 시각을 달리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반기 한국 증시를 이끈 자동차와 화학은 하반기에도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률을 안겨줄 것"이라면서도 "최근 IT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IT 수요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제품 주문이 증가하면서 IT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늘리는 것이 각종 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브라힘 CIO는 한국을 제외하곤 대만과 인도네시아 증시를 추천했다. 대만은 IT 업황 개선과 금융권 내 인수 · 합병(M&A)이 증가하고 있는 데 주목할 것을 권했다. 인도네시아는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제의 질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브라힘 CIO는 "최근에는 중국 비중을 점점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2007~2008년 상하이지수의 PER은 30~40배로 거의 '미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상당히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7~2008년 중국 펀드에 가입해 손해를 보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제부터 좋아질 것에 대비해 추가 투자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인도에 대해서는 "살 만하지만 꼭 지금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투자순위를 뒤에 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