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및 국제곡물가격의 고공행진으로 곡물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73개 민간기업이 18개국에서 여의도 28배 크기의 면적에서 경작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파악됐다.

농협경제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해외곡물 자원 확보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서 곡물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73개 기업이 18개국에 진출, 2만3천567ha를 경작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진출기업들은 대부분 중소기업들로 농장개발, 생산, 산지저장시설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대기업 중에서는 러시아 연해주에 진출해 있는 ㈜현대자원개발 정도다.

국가별 진출기업 수는 중국이 11개 기업으로 가장 많고, 인도네시아 및 캄보디아 각 10개, 러시아 8개, 몽골 7개, 필리핀 5개, 라오스ㆍ베트남 각 4개, 브라질ㆍ키르키즈스탄 3개, 기타 8개 등이다.

생산품목은 콩과 옥수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또 해외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 대부분은 현지 또는 제3국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국내로 수입되는 물량은 400~500%에 이르는 높은 관세 때문에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73개 해외농업개발 진출 기업 가운데 정부의 `해외농업개발 자금'을 지원받는 기업은 18개 업체(2010년말 기준)로 이들은 러시아, 브라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라오스 등 7개국에 진출해 있다.

18개 업체 중 해외 현지에서 직접 재배ㆍ생산해 국내로 반입하는 `농장형' 진출기업은 14개(77.8%)로 여의도 면적 10.5배(8천924ha)의 농지에서 밀, 콩, 옥수수, 카사바, 귀리 등 곡물 4만4천521t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4개 업체(22.2%)는 해외 현지에서 생산된 물량을 확보해 국내로 반입하는 `유통형' 사업진출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농업개발 진출 기업들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정부의 자금 지원 확대 ▲해외농업 개발에 대한 정부의 중장기적인 마스터 플랜 제시 ▲현지 생산 농산물의 국내 판로 확보 및 원활한 반입 ▲해외진출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건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작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전체 곡물 자급률은 2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 회원국 가운데 29위로 매우 낮다"며 잦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세계 곡물 생산성 변동 증가, 세계적인 곡물 소비 증가, 수입의존형 곡물수급구조 등을 감안할 때 해외곡물자원 개발사업의 장기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