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이어 피치도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디폴트(채무불이행) 등급 직전 수준으로 강등했다.

피치는 13일(현지시각) 그리스에 대한 국가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3단계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성명을 통해 "민간투자자들의 역할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비롯해 유럽연합-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의 부재와 그리스의 거시경제적 전망의 악화를 반영한다"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피치는 `CCC' 등급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실질적인" 등급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지난달 13일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CCC'로 3단계 낮췄고, 무디스 역시 지난달 1일 같은 수준인 `Caa1'로 떨어뜨렸다.

이들 신용평가사는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투자자들의 2차 지원 참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보유 국채를 자발적으로 롤오버(차환)해주더라도 디폴트 등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유로존은 디폴트를 피하면서 민간투자자들을 지원에 합류시키는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을 질질 끌고 있다.

지난해 5월 약속한 1천100억유로의 구제금융과 별도로 유로존과 IMF가 추가 대출을 제공하고 민간투자자들도 자발적인 롤오버를 통해 지원에 동참토록 한다는 게 애초 유로존의 구상이었으나 이를 디폴트로 간주하겠다는 신용평가사들의 경고에 가로막혀 2차 지원 논의가 극심한 혼란에 빠진 것으로 비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