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한반도 전역에 쏟아진 집중호우가 이달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13일 발표한 '1개월 기상전망'에서 "장마전선의 영향과 함께 발달된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 및 태풍으로 인한 집중호우로 이달 하순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541㎜에 달했다. 최근 30년 역대 장마기간 강수량 기준으로 보면 2006년(693.4㎜)과 1987년(579.4㎜)에 이어 3위다. 장마가 끝나려면 아직까지 열흘 넘게 남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강수량은 2006년을 뛰어넘는 역대 최다 강수량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지역별로는 전남 순천이 960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서울도 665로 30년 평년치(186)에 비해 3.5배 가량 많았다.

기상청은 현재 중북부 지방에 머물고 있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15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이상 집중호우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곳에 따라 최고 150㎜ 이상의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더욱 강해지면서 15일 이후엔 한반도 북부 지방까지 장마전선을 밀어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마전선은 한반도 북부 지방을 거쳐 중국에 도달하면 대개 소멸된다. 이에 따라 남부 지방은 사실상 장마전선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12일 제6호 태풍 '망온'이 괌 동북동쪽 부근 해상에서 발생해 북상 중이기 때문에 오는 19~20일께 한반도에 직 ·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대량의 수증기를 가진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많은 비를 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풍과 함께 불안정한 기상 현상으로 또 다른 장마전선이 한반도 남부 지방에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주말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1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한 것으로 집계했다. 321가구 704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전국 646곳에서 도로가 침수됐고,748곳의 하천 제방이 붕괴됐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