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서우 “연기하면서 조금씩 상처받고 있다”
[이정현 기자/ 사진 손지혜 기자] 서우는 복이 많은 배우다. 특히 감독 복과 배우 복은 타고나 보인다. 충무로의 입담꾼 장진 감독의 영화 ‘아들’에 출연하며 영화의 맛을 보더니 ‘미쓰홍당무’를 통해 이경미 감독을 만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파주’에서는 박찬옥 감독, 이선균과 호흡했으며, ‘하녀’를 통해 임상수 감독과 전도연, 이정재를 만났다. 드라마에서도 ‘욕망의 불꽃’ 신은경 등 다른 배우들은 한번 함께하기도 힘든 감독과 배우들을 차례로 만나왔다.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감독님 복, 배우 복은 있는거 같아요. 그런데 연기력이 훌륭하신 분들과 계속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제가 너무 못하는 것 같아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있어요(웃음) 그리고 감독님 복은 분명히 있어요. ‘욕망의 불꽃’을 할 때는 제가 감독님한테 ‘할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저를 예뻐해 주셨어요. 잘하는 사람은 더 잘하라고 채찍질을 하는 법인데, 저는 조금 못하다보니까 감독님이 저를 어떻게든 이끌어나가게 하려고 그렇게 귀여워 해주신게 아닌가 생각해요”

복을 타고 났다지만 서우는 쉬운 길을 밟은 적이 없다. 영화 ‘하녀’에서는 만삭으로 하녀에게 질투와 시기를 보내는 안주인으로, 드라마 ‘욕망의불꽃’에서는 가슴에 서늘한 한을 품은 백인기를 연기했다. 모두 데뷔 3년차, 20대 중반의 여배우가 감내하기에 버거워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서우는 이 자그마한 체구에서 나왔다고는 생각하기 힘든 에너지를 뿜어내며 소화해 왔다. 또 이미숙, 신은경, 전도연 같은 당대 최고의 베테랑 배우들과 붙어서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여배우로서 자신의 이력을 차근차근 쌓아왔다.

“주위에서 저를 만나면 이제는 좀 밝은 작품을 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하는 분들이 많아요. 지금 4작품 정도를 연달아 강하거나 악역을 맡았는데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밝은 캐릭터를 하게 되면 캐릭터에 내가 너무 많이 담기는 거 같아요. 연기를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김문주(서우의 본명)와 좀 많이 다른 캐릭터를 더 연구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내가 좀 더 배울 수 있는, 어려운 작품에 도전하게 되는거 같아요”

그래서인지 서우는 연기력 논란도 많이 겪었다. 희한하게도 영화에서는 각종 신인상을 휩쓸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 받았지만 드라마에서 만큼은 녹록치 않았다. 최근에 ‘욕망의 불꽃’에서 맡았던 백인기 역시 후반 들어 빛을 발할 때까지 이런저런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영화와 TV 드라마라는 매체 성격상 차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서우는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았다.

“캐릭터에 집중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는 편인거 같아요. 또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캐릭터를 완성시켜 나가는 부분도 있구요. 하지만 초반에 못한다고 하시는 부분 때문에 더 욕심이 생기는거 같기도 해요. 또 호평을 듣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는 부분도 있구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초반에 워낙 못해서 나중에 조금 칭찬을 받는게 아닐까 생각도 해요. 남들은 0에서 시작하지만 저는 -50점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나중에 50점을 받아도 ‘쟤 이제는 좀 잘한다’ 소리를 듣는?(웃음)”

“그리고 드라마를 하면 꼭 스캔들이 터지는 편이에요. 이런저런 논란도 많이 생기구, 왜이렇게 시끄러워 지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기사도 생각보다 많이 나오구요. 잘하든 못하든…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생각하기엔 부담스러운 면이 많아요”
[인터뷰②] 서우 “연기하면서 조금씩 상처받고 있다”
서우는 특이하게도 연기자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낯을 가리는 성격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최근에 출연한 ‘1박2일’에서 묵묵히 자기 일에 집중하고 있었던 모습이나 수줍은 미소도 아마도 그런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서우는 “연기를 한다는 게 내가 아닌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보니 막상 내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에 조금씩 상처를 받는 것 같았어요. 게다가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들이 조금 강한 면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라고 전했다.

데뷔한 이후 쉬는 시간 없이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해온 서우는 ‘욕망의 불꽃’이 끝난 이후 약 3개월 동안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며 쉼표를 찍고 있다. 잠시나마 한숨을 돌리기 위해 외국에도 다녀오고 만나지 못한 언니도 만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한편, 평소 배우고 싶었던 요리도 이제는 웬만큼 수준에 올라섰다고 자랑했다.

짧았던 휴식을 뒤로한 채 서우는 이제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가는 듯 했다. 아직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어떤 배역을 맡을지는 정해진 것이 없는 듯 해 보였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서우가 배우로서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상처를 받더라도 툴툴 털 수 있는 강인함이 그 여린 몸속에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①] 서우 “‘1박2일’ 또 하고 싶어요, 이번엔 2박3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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