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중앙정보국(CIA)과 상원 사이트가 공격당하는 등 최근 해커집단들의 사이버공격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가운데 이들 해커집단을 공격하는 해커들이 등장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해커집단 'A-팀'은 CIA 해킹 등으로 최근 유명세를 떨친 '룰즈섹' 등 다른 해커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심지어 가족과 여자친구의 신상까지 공개하면서 곤경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간접적으로 사법당국에 도움까지 주고 있다.

해커사회에서 경쟁 해커들과 격전을 벌이고 서로 보복하는 것은 흔한 일이며, 이 같은 싸움은 정치적, 이념적인 근거가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단순히 해킹을 더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벌어지기도 한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따라서 룰즈섹이 과감한 해킹으로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이 다른 해커들의 공격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A-팀'은 지난달 인터넷에 게시한 글에서 "룰즈섹은 낮은 곳에 열린 과일을 따먹는 정도의 기술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고 조롱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기관들이 'A-팀' 등 다른 해커들에 의해 공개되는 각종 정보의 도움으로 이들을 추적하고 있으며, 실제로 일부 회원들은 체포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룰즈섹이 지난달 해체를 선언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A-팀'은 최근 룰즈섹 회원 7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이중에는 룰즈섹 회원의 여동생이 영국의 작은 도시에 있는 볼링장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다는 것과 다른 회원은 "아주 못생겼다"고 언급하는 등 이들의 신원을 밝혀냈다고 자랑했다.

또 다른 회원에 대해서는 한번도 해킹에 가담한 적은 없으면서 언론과 인터뷰만하고 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뉴욕대 조교수로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해커집단 '어나너머스'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캐브리엘라 콜맨은 보안회사들과 정부기관은 오랫동안 현직 또는 전직 해커들에 의존해 사이버범죄와 대결해 왔으며, 최근 정부기관이 공격당하자 애국심으로 무장한 미국 해커들이 반격에 나서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해커 간 다툼은 트위터 등과 같은 사이트로 인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외부에 공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