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가 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서 이미 '빅3'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히로미 시오지 일본 교토대 교수는 지난 2일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과 아시아기업연구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한 · 일 산업경쟁력 비교 심포지엄'에서 "현대 · 기아차는 브릭스에서 일본 자동차 메이커에 비해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 · 일 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이라는 히로미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브릭스 4국에서 현대 · 기아차의 시장점유율(2010년)은 7%로 미국 GM과 독일 폭스바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브릭스의 자동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총 2679만대였다.

이 가운데 GM은 318만대를 팔아 1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고 그 다음은 280만대(10%)를 판매한 폭스바겐이었다. 현대 · 기아차는 브릭스 시장에서 7%의 점유율을 보였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5%,러시아 9%,인도 12%,중국 6%였다. 러시아와 인도에서 2위,중국에서 3위다.

히로미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는 탄탄한 자국 수요 기반을 발판으로 대량 수출과 해외 생산으로 글로벌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브릭스 시장에 대해 한 · 일 업체가 모두 적극 진출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이 점에서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 · 기아차가 러시아와 브라질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 러시아공장 기업탐방을 다녀온 김병권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현지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러시아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형 엑센트(현지명 쏠라리스)를 생산하는 러시아 공장의 올 2,3월 출하량은 6000대 수준이었으나 4월 이후 1만대를 넘어서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8월부터 러시아공장에서 기아차 프라이드를 생산할 예정이어서 기아차 판매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현대 · 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올해 15%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브릭스에서 가장 취약한 곳은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피아트 폭스바겐 GM 포드 등이 장악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산 15만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을 완공하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