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참여할듯..하나금융도 물망에

우리금융지주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느 곳이 입찰에 참여할지 관심이다.

보고펀드 등 몇몇 사모투자펀드(PEF)가 참여 의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나금융지주의 참여 가능성도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28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9일까지 우리금융 매각 입찰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산은금융지주가 여론의 반대로 일찌감치 인수 후보군에서 탈락하면서 "유효경쟁을 걱정말라"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자신감이 실체를 드러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복수의 기관이 LOI를 내는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으면 우리금융의 올해 안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도 치명타가 되기 때문이다.

일단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보고펀드와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등이 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모펀드들은 지난해 정부가 우리금융 매각을 추진할 때도 대거 LOI를 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은 일단 LOI를 낸 뒤 다른 금융지주사와 컨소시엄 구성 등 다양한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LOI 제출에 자금이 드는 것도 아니어서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KB금융, 신한금융 등 금융지주사들은 이미 여러 차례 불참 의사를 나타냈다.

KB금융은 어윤대 회장이 불참한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힌 데 이어 민병덕 국민은행장도 27일 "우리금융 입찰이 끝나면 KB금융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며 불참을 재차 강조했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도 "은행 부문은 (국내에서 규모가)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한다"며 "큰 그림에서 비은행을 인수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고 말하는 등 인수전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나금융은 김승유 회장이 여러 차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참여 가능성이 금융권에서 꾸준히 제기된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협상을 계속하면서 인수 무산에 대비해 우리금융 입찰에도 나서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우리금융 인수합병(M&A)을 준비한 적이 있고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약 5조원의 실탄도 마련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김승유 회장은 이날 구로자율시장에서 열린 시장경영진흥원과 미소금융중앙재단 업무협약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 인수전에 나서면 론스타와 계약이 자동으로 파기된다"며 인수에 나설 계획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또 "내일이 LOI 제출 마감일이라는 사실도 몰랐다"면서 "론스타와 계약연장 협상을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도 걸림돌이다.

다른 금융지주사가 우리금융을 인수하려면 지분을 95% 이상 인수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매각중단을 선언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지주사를 다른 금융지주사가 인수할 때 최소 확보 지분을 5년간 95%에서 50%로 낮추는 시행령 개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