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아르헨 대선 앞두고 공방 가열될 듯

영국이 남대서양상의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섬 영유권을 둘러싼 아르헨티나와의 논란과 관련해 브라질에 도움을 요청했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외교적 공세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22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전날부터 사흘간의 브라질 방문을 시작한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는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교장관을 만나 "브라질이 포클랜드 섬 문제와 관련해 아르헨티나 정부의 주장을 지지하지 않기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

클레그 부총리는 특히 이번 방문 기간 영국 정부가 브라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는 점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이 중립적 입장을 취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아르헨티나의 영유권 협상에 대한 지지 표시로 지난 1월 포클랜드 섬으로 가는 영국 해군 함정의 자국 영해 진입과 리우데자네이루 항구 정박을 거부하기도 했다.

클레그 부총리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간의 최근 공방을 언급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이 문제를 놓고 지나친 공세를 취하지 않도록 브라질이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최근 "포클랜드 섬의 영유권 협상은 섬 주민들이 원할 때만 가능하다"면서 "포클랜드 섬이 영국 영토로 남기를 원하는 한 그대로 돼야 한다.

이미 끝난 얘기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의 발언은 오만하고 보잘 것 없을 뿐 아니라 어리석기까지 하다"면서 "아르헨티나 국민 누구도 말비나스 섬과 관련된 논란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는 10월 아르헨티나 대선을 앞두고 '포클랜드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말비나스 섬 영유권 회복"을 외치며 재선을 겨냥해 이른바 '애국심 마케팅'에 나섰다.

영국을 표적 삼아 국민적 단결을 호소해 대선 판도를 유리하게 끌고 간다는 전략이다.

말비나스 섬을 둘러싼 영국-아르헨티나의 분쟁은 1833년부터 시작됐으며, 영국은 1982년 4월 2일부터 6월 14일까지 아르헨티나와 벌인 전쟁에서 승리해 섬을 점령했다.

당시 전쟁으로 영국군 255명, 아르헨티나군 649명,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정부(2003~2007년) 때부터 항공기 운항 제한, 말비나스 섬과 아르헨티나 간 교역 규제 등을 통해 압박을 가해왔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