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존 워커 한국맥쿼리증권 회장은 15일 “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금융기관 종사자,투자자,규제당국 등 금융산업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똑똑해지고 능력을 키워야 금융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커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주한EU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한국 금융시장의 미래’란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금융계는 인적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증권사 등에서 여성 임원을 찾아 보기 힘들다는 점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싱가포르나 홍콩에 있는 기업들은 임원 중 여성의 비율이 높은데 이들을 만날 때 남녀 구성비가 다르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워커 회장은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등 규제당국에 대해선 잦은 인사 이동으로 전문성을 키우기 힘들다고 지적했다.그는 “규제당국과 정책입안가들도 업계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금융산업을 규제하려면 해외 사례도 알아야 하고,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때 지원도 해야하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금융위나 금감원은 너무 휴가가 적어 직원들이 창의적인 업무를 하기 힘들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금융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문화와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직장 내에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과 함께 능력에 기반한 승진 시스템이 정착돼야한다는 것이다.그는 이어 “한국이 금융허브로 발돋움하려면 글로벌 비즈니스 언어인 영어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다른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국제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느냐고 물으면 영어를 공부하라고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시 건전성 감독규정과 금융기관의 비즈니스 모델’이란 주제로 발표한 쟉 베이싸드 프랑스 나틱시스 은행 최고위험관리자(CRO)는 “5년 전만 해도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지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규제 강화로 돌아서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으로 인해 향후 자본시장에서의 수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금융기관들이 더 많은 자본을 쌓거나 참여도를 줄여야 해 자본시장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다만 한국은 헤지펀드 도입과 대형 투자은행 육성 등 올해를 자본시장 원년으로 삼고 있어 자본시장 발전의 여지가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