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변방국에서 정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포르투갈 총선에선 사회당이 참패하면서 정권 교체가 기정사실화됐다. 추가 구제금융 가능성이 제기되는 그리스에선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최근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야당은 "스페인 카스티야라만차주가 완전히 파산했다"고 주장하며 우려를 키웠다.

BBC방송 등 주요 외신들은 5일 "포르투갈 총선에서 야당인 중도우파 사회민주당(PSD)이 중도좌파 성향의 집권 사회당을 누르고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내무부는 이날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이 38.6%의 득표율로 전체 의석 230석 가운데 105석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우파 정당인 국민당(PSD-PP)도 11.7% 득표율로 24석을 차지했다. 반면 주제 소크라테스 전 총리(사진)가 이끈 사회당은 28% 득표율로 7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번 선거에서 우파 야당들이 약진하면서 사회민주당이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정권을 교체할 가능성이 커졌다. 양당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우파 연립정부를 구성한 전례가 있다. 페드루 파소스 코엘류 사회민주당 대표는 "국민당과 즉각 연립정부 구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BBC방송은 "포르투갈 국민들이 재정적자 위기가 심화되고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책임을 사회당 정권에 물었다"며 "우파 정권이 들어선 만큼 포르투갈의 긴축정책 집행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인에선 지방정부 파산 우려가 고조됐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야당인 우익대중당(PP)은 "카스티야라만차 자치구가 완전히 파산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야당의 이 같은 주장은 17개 자치구 8000여개 지방정부가 1500억유로 규모 부채를 지니고 있는 상황에서 스페인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최근 추가 구제금융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그리스에선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이날 그리스 아테네에선 10만여명의 시위대가 긴축정책을 추진 중인 정치인들을 "도둑놈이자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