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국제 곡물가..물가상승 압력 작용"

지난달 중 국제 유가와 금속 가격은 주춤한 반면 곡물가격은 반등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국제원자재 가격 지수인 CRB지수는 지난달말 350.06으로 전월 말보다 5.5% 하락했다.

CRB지수는 지난 4월29일 370.56까지 치솟으면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일주일 뒤인 5월6일 337.35으로 급감한 뒤 최근까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CRB지수가 주춤하는 것은 국제유가와 금속 가격이 최근 한 달 사이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국제 유가는 월간 기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8개월 연속 상승한 뒤 지난달 9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달 중 배럴당 100달러 선이 무너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기준 WTI는 지난달 5일 배럴당 99.80달러로 장을 마감해 3월16일 97.98달러 이후 약 두 달만에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싱가포르 석유현물시장 종가 기준 두바이유는 5월6일 하루만 12.17%가 떨어지는 등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5월31일 전월 말보다 7.3% 떨어진 배럴당 109.6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도 지난달 말 배럴당 116.73달러로 전월 말보다 7.3%가 떨어졌다.

국제 금속 가격도 대폭 내려앉았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가격은 4월29일 온스당 48.5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불과 보름만인 지난달 17일 33.49달러로 떨어진 뒤 현재까지 3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런던거래소(LME) 구리 선물가격은 3개월 연속 하락했고, 니켈과 주석은 전월 말보다 각각 12.1%, 12.8%가 떨어졌다.

다만 금 선물가격은 월초 온스당 1천460달러까지 하락했다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1천500달러선을 회복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 곡물가격은 다른 원자재 가격과는 다소 다른 추이를 보였다.

연초 고공행진을 하다 지난달 초·중순께 급락한 것까지는 비슷했지만, 이후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기준 옥수수 선물가격은 부셸당 766.50센트로 지난달 11일 668.75달러 이후 14.6%가 올랐다.

같은 날 대두(콩)는 부셸당 1천407달러로 장을 마감해 3월31일 1천410.25달러 이후 두 달여 만에 1천400달러를 넘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유럽의 재정위기와 신흥국 긴축지속 등으로 전반적인 시장분위기가 바뀌었고 중동·아프리카 지역 정정불안도 가격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평가돼 조정국면이 당분간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그는 "농산물은 가격부담 등을 고려하면 조정세가 나타날 수 있으나 주요 생산지에서 가뭄이 이어지고 있어 상승압력 요인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밀 가격이 비싸면 밀을 수입해 만든 밀가루 가격도 오르고 이에 따라 밀가루로 만든 가공식품이나 면류 외식비도 비싸진다"면서 "곡물가격은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향후 우리나라 외식물가 등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