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화파이낸스를 설립한 여성 기업인 로레타 프레디 부시가 거액의 사기 혐의로 피소되면서 미국 금융가가 요동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중국에서의 스캔들이 월스트리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프레디 부시의 사기 사건과 피해상황 등을 상세히 조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레디 부시는 신화파이낸스의 전 이사였던 셸리 싱할, 디네스 펠리노와 짜고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5천만달러(약 546억원)를 사취한 혐의로 미국 워싱턴 D.C 지방법원에 기소됐다.

이들은 공모해 우편사기와 문서위조 등의 방법을 동원, 감독 당국과 투자자 몰래 매매해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파이낸스에 거액을 투자한 미국의 큰 손들도 이 사건으로 인해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입게 됐다.

미국의 사모펀드 회사인 패트리아크 파트너스의 린 틸튼(여) 대표는 2004년에 수천만달러를 들여 신화 파이낸스 주식을 사들이고 나스닥에 우회상장된 신화 파이낸스의 자회사에 5천만달러를 빌려줬다.

그러나 이 자회사는 대출금을 갚지 못한 채 주식이 99%나 하락해 틸튼에게 엄청난 손해를 입혔다.

미국 유통업계의 대부인 론 버클도 수천만달러를 들여 신화파이낸스 자회사의 지분 8.7%를 사들였지만 주식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되고 말았다.

이 회사와 제휴 관계를 맺었던 미국 마켓워치의 설립자 래리 크래머도 2007년 이후 2년간 자회사의 이사로 활동, 신뢰에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틸튼은 "프레디 부시가 남편 없이 아이를 혼자 키우는 등 나와 공통점이 많아 인간적으로 매우 가까워졌지만 이제 와서야 우정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됐다"면서 극심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프레디 부시는 원칙보다 대인관계가 지배하는 중국에서 사교술을 동원, 매우 드물게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어린 나이에 남편을 사고로 잃은 그는 1980년대 초 중국 진출을 시도하는 외국인 사업자를 위한 컨설팅회사 '부시코프'를 세워 대만정부에 선물거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천부적인 사교술을 바탕으로 중국내의 정·재계 인맥을 쌓던 그는 2000년
신화파이낸스란 이름으로 금융뉴스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는 선진 금융기법을 중국에 전수하는데도 성의를 보이면서 좋은 관계를 맺었고 중국 정부는 신화통신을 통해 이 회사 지분 60%를 사들이게 된다.

결국 이 회사는 일본 도쿄증시와 나스닥에까지 상장하게 된다.

그러나 이 회사는 2007년에도 세금 탈루와 불법 거래 등의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프레디 부시의 스캔들로 중국 상장기업들의 재무상황의 불투명성이 얼마나 심각한지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