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은값 급등락의 배후로 중국이 지목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중국 투자자들이 은값 상승에 베팅하고 마구 사들였지만 온스당 50달러 선을 뚫지 못하고 하락하자 당황해 갑자기 투매로 돌아선 것이 최근 은값 급변의 배경이라고 보도했다. 올 들어 4월 말까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은 7월물 가격은 최고 57% 올라 온스당 50달러에 근접했지만 최근 2주 만에 28% 급락했다. 12일에는 온스당 34.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은 시장은 이미 국제 시세를 쥐락펴락할 만한 큰 시장으로 떠올랐다. 중국의 주요 귀금속 거래소인 상하이금거래소(SGE)에서 은 거래 규모는 올 들어 전년 동기 대비 2837% 급증했다. 계약 건수는 2배로 늘었다. 지난달 26일에는 하루 거래량이 7000만온스를 기록,정점을 찍었다. 세계 1,2위 귀금속 거래소인 NYMEX와 런던금속거래소(LME)의 하루 평균 은 거래량이 7억온스인 점을 감안할 때 1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의 은 거래량이 빠르게 늘면서 충분히 국제 가격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중국이 헌트 형제에 비유되는 이유는 또 있다. 트레이더나 애널리스트 등 시장 전문가들도 은값이 급변하는 원인을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1980년 은을 1억온스 매집해 가격을 41.5달러까지 끌어올렸던 헌트 형제처럼 특정 세력이 은값을 조종한다는 추측이 나돈다. FT는 누군가 은 시세를 조종한다는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며 그 배후로 △은을 매집하는 러시아 억만장자 △은을 사재기하는 중국인민은행 등 특정 국가 중앙은행 △은을 은행 담보로 이용하려는 중국 트레이더가 꼽힌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델 툴리 UBS 투자전략가는 "국제 은값이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50달러를 돌파할지는 중국의 추가 구매 여부가 결정적인 변수"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은 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400% 늘어난 3500t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