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차기 원내사령탑을 뽑는 원내대표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전이 `손심(孫心.손학규 마음) 붙들기' 경쟁에서 노선 경쟁으로 옮아가는 양상이다.

4.27 재보선 승리로 손학규 대표의 당 장악력이 커지면서 친 손학규계 의원들의 표심이 당락의 중대변수로 떠올랐으나,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손 대표의 우유부단한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권이 6월 국회에서 한ㆍ미 FTA 비준안의 처리를 추진할 수도 있어 이에 대한 경선주자들의 이념과 노선이 표심의 향배를 결정짓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명하고 강한 민주당'을 표방하는 유선호 후보는 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명박 정권에서 졸속으로 재협상한 한ㆍ미 FTA 비준안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한나라당이 비준안 처리를 강행한다면 국회 본회의에서 물리적 저지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어서, 한ㆍ미 FTA에 반대하는 야3당과의 연대를 중시하는 당내 강경파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 명의 경선주자 가운데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되는 강봉균 후보는 한ㆍ미 FTA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지만 "정부가 재협상에서 미국에 양보한 것만큼 (한국도) 얻는다는 보장을 한다면 비준 동의에 협력하기가 쉽다"며 다른 견해를 보였다.

이는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한ㆍEU FTA 피해대책과 관련한 여야 합의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았던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진표 후보는 이들 두 후보 사이에서 `중도'를 걷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는 강 후보와 마찬가지로 "한ㆍ미간 이익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나 정부 여당의 강행 처리시 대응책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 상태다.

김 후보는 다만 "한나라당이 현재 상태에서 한ㆍ미 FTA를 밀어붙인다면 국민적 저항에 휩싸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