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투자 주의보] 껑충 뛴 분양가ㆍ넘치는 물량…임대수익률도 사실상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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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좋은 곳도 예전같은 시세차익 얻기 힘들어
3월 분양 '강남역 '아이파크2' 아직 웃돈 '제로'
3월 분양 '강남역 '아이파크2' 아직 웃돈 '제로'
지난 4일 서울 서초동 '교대역 하림인터내셔날'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입지여건이 좋은 교대역 1번 출구 35m 거리 대로변에 지어질 예정이어서 투자자들로 붐볐다. 방배동 주민 장모씨(60)는 "2억~3억원으로 투자할 상품이 없지 않느냐"며 "요즘 현금을 갖고 있는 주변 지인들은 모두 오피스텔을 보러 다닌다"고 말했다. 대치동에서 왔다는 한 투자자는 "2002년 아파트 값이 오를 때 오피스텔을 샀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며 "강남지역 오피스텔은 괜찮을 것 같아 청약했다"고 전했다.
오피스텔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입지 좋은 재건축 · 재개발에만 청약이 이뤄지는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높은 경쟁률로 속속 마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지만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높은 경쟁률로 속속 마감
지난 3월 공급된 서울 강남역 아이파크2차 오피스텔은 평균 56.7 대 1,문정동 한화 오벨리스크는 1533실에 1만명 이상이 청약했다. 포스코건설의 서울숲더샵도 89.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용 틈새 상품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 때 부각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임대수익만으로는 청약열기를 설명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서울 오목교역 근처 목동파라곤 오피스텔 115㎡(이하 공급면적 기준)는 시세가 6억5000만원이다. 취득세와 수수료를 합쳐 총 취득가는 6억8250만원.이를 월세로 놓으면 보증금 5000만원이 들어와 실제 투자금액은 6억3250만원이 된다. 월세 200만원에 연간 임대수입은 2400만원이다. 세전 임대수익률은 연 3.79%,재산세 등을 내고 나면 연 3.16%로 떨어진다. 물가 금리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 수준이다.
그런데도 투자자가 몰리는 이면에는 시세차익이 숨어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주 파라곤메종공인 대표는 "2002년께 2억4000만원가량에 분양됐지만 전망이 좋고 햇빛이 잘 드는 물건은 현재 7억5000만~8억원을 호가한다"고 전했다.
◆새 오피스텔 프리미엄은 '아직'
다른 지역 오피스텔도 최근 2~3년 새 급격히 올랐다. 강남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2008년 삼성타운 입주 때 3.3㎡당 1200만원 하던 오피스텔들이 지금은 1600만~1700만원대"라고 소개했다. 용산 일대 중개사들은 "용산 파크타워 오피스텔이 입주한 지 2년 반이 지나고 있는데 3.3㎡당 800만원대 분양가가 지금 거의 2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최근 분양된 오피스텔은 사정이 다르다. 이미 값이 오른 주변지역 오피스텔 가격을 토대로 분양가를 산정한다는 점에서 예전 같은 시세차익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99실 공급으로 전매제한이 없는 강남역 2차아이파크는 경쟁률은 높았지만 프리미엄이 붙어 분양권이 팔린 사례는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강남역 주변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중교통 도로 등 입지여건은 좋지만 주변 오피스텔보다 분양가가 높다"며 "시세차익 가능성도 그만큼 적어 매수세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과열이다' vs '아니다'
향후 오피스텔 시장에 대해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강남과 분당 등에선 오피스텔을 지을 부지가 없어 교통망이 좋은 수도권 일대에 오피스텔 공급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대로변 오피스텔을 찾고 있다는 한 투자자는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대라도 위치만 좋다면 임대수입은 물론 시세차익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의 급격한 분양가 상승은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 오피스텔 분양가는 3.3㎡당 2008년 839만원,2009년 930만원에서 작년 1315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을 보고 사야 하는데 투자상품을 사듯이 하고 있어 본말이 전도됐다"며 "아파트로 시세차익을 얻기 힘든 데 따른 보상심리가 작용한 결과여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규호/심은지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