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들의 대기업 그룹 재무구조 평가에서 5개 그룹이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1일 은행들에 따르면 올해 37개 주채무계열 대기업 가운데 한진 동부 대한전선 성동조선 SPP조선 등 5개 그룹이 재무구조 평가에서 기준에 미달했다. 지난해 MOU를 맺었던 기업들이다. 금융당국과 은행은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없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들 5개 그룹은) MOU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은 2008년 174.52%에서 올해 248.89%로 높아졌다. 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며 부채비율도 400% 밑으로 내려왔으나 더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채가 10조348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도 "동부하이텍 등 반도체 부문 계열사의 재무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MOU를 맺은 대한전선 역시 차입금 감축을 위해 자본 확충,투자 주식 매각,부동산 자산 회수 등의 노력을 했지만 미흡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성동조선과 SPP조선 등은 2008~2009년 계약한 선물환 파생상품 손실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어 올해도 MOU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MOU를 맺은 대기업 그룹들은 △부동산 매각 △유상증자 또는 지배주주 출자 △계열사 및 보유 주식 처분 등을 포함한 자구노력과 차입금 상환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계열사 통 · 폐합,사업 축소 계획도 내야 한다.

지난해 MOU를 맺었던 유진그룹은 올해 MOU를 졸업할 전망이다. 주채권은행인 농협은 유진그룹이 지난해 MOU를 성공적으로 이행했다고 합격 점수를 줬다. 유진그룹 계열사인 하이마트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내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기업의 실적이 좋아 지난해 MOU를 체결한 곳을 제외하고 올해 추가로 MOU 대상에 오른 곳은 없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