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 시행을 앞두고 A건설사는 비용 부담에 고민이 깊어졌다. 전용면적 84㎡ 기준 가구당 공사비 증가분이 정부 예측치(130만원)를 두 배 웃도는 293만원으로 추정됐다. A사 관계자는 “제로에너지 규제를 충족하려면 옥상 대신 측면에 특수 자재를 사용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하는데 비용이 두 배가량 든다”며 “공사비 상승과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로 미분양이 쌓이는 가운데 각종 규제 부담이 가중돼 사업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아파트 분양가격이 공사비 상승, 금융비용 증가에 각종 규제가 더해져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최근 1년간 공급된 단지 기준)는 3.3㎡당 4428만원으로 두 달 연속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6.9% 뛰었다.친환경과 층간소음 규제 등 공사비 상승을 부채질하는 정책이 우후죽순 쏟아져 연내 서울 분양가가 3.3㎡당 5000만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6월 30일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공동주택으로 제로에너지 규제가 확대된다. 단열 성능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를 자체 생산해 에너지 자립률 20~40%를 달성해야 한다. 층간소음 규제도 부담이다. 서울 일부 자치구에서는 법적 기준(4등급)보다 강한 기준(1~3등급)을 요구하고 있다.공사비 상승이 분양가를 끌어올리고 그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분양가 상승이 주택시장을 옥죄는 주요 요인”이라며 “제로에너지나 층간소음 같은 규제를 기간을 두고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연봉을 꼬박 모아 서울 아파트 한 평(3.3㎡) 사기도 어려워질 줄 몰랐습니다.”작년 말 서울의 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뒤 저층인 점이 마음에 걸려 포기한 30대 직장인 A씨는 당시 결정이 후회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사비 상승 여파로 분양가 급등세가 계속돼 ‘내 집 마련’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서울 아파트 분양가격이 치솟고 있다.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4408만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3500만원) 대비 25.9% 뛴 금액이다. 분양가와 상승폭 모두 HUG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고치다.분양가가 지역 내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서 공급된 ‘포제스 한강’이 대표적이다. 3.3㎡당 1억3771만원에 분양했다. 역대 최고가다.지난해 9월 3.3㎡당 7209만원에 공급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은 강남권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중 가장 비싼 단지 타이틀을 얻었다. 비강남권 단지 분양가도 3~4년 전 ‘강남 아파트’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작년 11월 영등포구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 전용면적 59㎡가 최고 14억4230만원에 공급됐다.이인혁/심은지 기자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5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이른바 ‘줍줍’(무순위 청약) 물량 2가구가 나와 36만여명이 신청했다. 정부가 오는 5월부터 유주택자의 무순위 청약을 제한한다고 예고한 가운데 ‘막차’를 타기 위한 수요자가 한꺼번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수원 영통구 이의동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에서 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전국 만 19세 이상 누구나 신청할 수 있었던 전용면적 69㎡ 1가구에는 34만9071명이 청약했다. 수원에 사는 무주택 세대원만 청약 가능한 계약 취소 물량(전용 84㎡) 1가구 모집엔 1만6096명이 신청했다.이 단지는 신분당선 광교중앙역과 맞붙어 있는 역세권 주상복합이다. 지상 20층, 4개 동, 211가구 규모다. 2021년 분양 당시 광교신도시의 ‘마지막 로또’로 불리며 1순위 151가구 모집에 3만4537명이 청약했다.이번 무순위 청약에 36만 명 이상 몰린 것은 분양가가 2021년 첫 분양 당시와 같아 시세보다 크게 저렴하기 때문이다. 전용 69㎡ 분양가는 7억7430만원, 전용 84㎡는 9억3620만원이다. 주변 시세는 전용 84㎡가 14억~16억원 수준이다.정부가 5월께 무순위 청약 개편을 예고한 것도 많은 청약자가 몰린 이유로 꼽힌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무주택자만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게 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여건과 분양 상황에 따라 청약 거주지 제한 등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이 같은 움직임에 막바지 무순위 청약에 유주택자 등 수요자 관심이 뜨겁다. 지난 4일 수원 장안구 정자동 ‘북수원자이 렉스비아’ 전용 59·84㎡ 2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총 16만4369명이 신청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