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약(弱)달러가 오히려 미국의 수출 기업에 해가 된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해당 국가의 수출 기업은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 실적이 좋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하지만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국 기업의 실적은 뒷걸음질치고 있다.원자재 시장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소비재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 킴벌리클라크 코카콜라 등 미국의 거대 소비재 업체들이 1분기 달러화 약세로 이익이 신통치 않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킴버리클라크는 올해 1분기 순익이 3억5000만달러로 주당 86센트를 기록했다.주당 순익은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1.17달러)은 물론이고 작년 1분기(92센트)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달러 약세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생산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이 회사는 올해 순익 전망치도 주당 4.90∼5.06달러에서 4.80∼5.05달러로 낮춰 잡았다.

이 신문은 “킴벌리클라크가 ‘하기스’ 기저귀를 비롯해 대부분 상품의 제조 비용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의 2배로 뛰어오르는 바람에 제품 가격을 올리고 비용을 더 줄여야 할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코카콜라도 비슷한 상황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코카콜라가 전날 공개한 1분기 순익은 19억달러(주당 82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억1000만달러(주당 69센트)보다 19% 증가했다.하지만 월가에서 기대했던 주당 87센트에는 미치지 못해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평가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달러 약세는 코카콜라처럼 해외에서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에 유리한 것이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코카콜라의 경우 지난해 70%에 달했던 해외부문 이익이 55%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코카콜라가 달러 약세로 순익의 1%가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연간으로 따져도 3∼4%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스타이플 니콜라스 전략가는 “달러 가치가 연말까지 지금처럼 낮은 수준에 머문다고 가정해도 제너럴밀스나 허쉬 같은 글로벌 식품업체들의 이익중 약달러에 따른 증가율은 기껏해야 3%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