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영 용적률 못 올린다"…재건축 '빨간불'
서울 가락시영 6600가구의 재건축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새로 짓는 아파트 숫자를 늘리기 위해 2종 일반주거지역을 3종으로 바꿔달라는 조합 측의 요구에 대해 서울시가 사실상 '불가' 의견을 내서다.

종상향 여부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위원들이 최종 결정하지만 서울시 의견에 비춰 조합 측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종상향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성이 악화돼 가락시영 재건축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락시영처럼 종상향을 통한 재건축을 추진해온 둔촌주공아파트(5930가구)도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서울시 "종상향 바람직하지 않다"

27일 서울시 및 송파구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가락시영재건축조합이 송파구청을 통해 서울시에 제출한 종상향 신청과 관련,'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변경 신청에 대한 재검토 통보' 공문을 조합에 보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08년 사업시행인가 당시 결정한 정비계획은 주변 여건과 기반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주변 여건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종상향 등 정비계획을 바꾸는 것은 다른 사업구역과의 형평성과 도시관리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건축 층수는 지역별로 7층 및 12층이며 서울시 조례상의 용적률은 200%로 돼 있다. 이를 3종으로 상향 변경하면 층수 제한이 풀리고 용적률도 250%까지 높아져 고층아파트 신축은 물론 건립 가구 수도 늘릴 수 있다.

2008년 4월 사업시행인가 당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가락시영은 임대주택 건립에 따른 인센티브가 적용돼 265%의 용적률을 받아 기존 6600가구를 8106가구로 재건축할 수 있게 돼 있다. 조합 측은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299%로 높여 당초 정비계획안보다 797가구 많은 8903가구를 새로 지을 계획이었다.

◆종상향 통한 재건축 제동 걸릴 듯

서울시가 가락시영 조합 측의 종상향 요구에 대해 재검토 의견을 냄에 따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어렵게 됐다. 종상향이 이뤄지지 않으면 건립 가구 수를 늘리지 못하게 되고,그에 따라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1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재건축 사업이 상당기간 표류할 수도 있다.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 측은 "종상향에 대한 명분을 보완해 다시 변경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락시영처럼 종상향 절차를 밟고 있는 둔촌주공 단지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둔촌주공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5930가구가 9090가구로 바뀌지만 조합 측은 종상향을 통해 1만700가구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락시영에 비춰 주변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종상향은 앞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합 측이 조합원 부담을 줄여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려고 무리한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 종(種) 상향

1 · 2종 일반주거지역을 2 · 3종으로 높이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일반주거지역 1 · 2 · 3종의 용적률(바닥면적 대비 건축 연면적 비율)은 각각 150% · 200% · 250% 이하다. 종 상향이 이뤄지면 용적률이 높아지고 층수 규제가 완화돼 재건축 등의 사업성이 개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