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모델하우스마다 최근 들어 청약 대기자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는 부산과 광주광역시.수년 만에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과 프리미엄이라는 단어가 재등장할 정도로 신규분양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최근 2~3년간 신규 공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일정기간 계속되면서 요즘 들어 청약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본격적인 봄철 분양 성수기가 시작됐다. 겨우내 움츠렸던 건설사들도 최근 잇따라 견본주택을 열고 수요자들을 맞을 채비에 한창이다.

이처럼 신규 분양물량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연내 분양물량이 단 한 가구도 예정돼 있지 않은 곳들이 적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규 공급이 없는 지역의 미분양 물량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부산과 광주 등의 전례를 볼 때 향후 가격상승과 청약 열풍의 잠재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신규분양이 없는 지역의 경우 공급부족으로 인해 전세가 및 매매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아직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수요자라면 미분양 아파트를 고르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입지여건이 좋은 대단지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미분양 소진 속도가 빨라질뿐만 아니라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내 신규분양 계획이 없는 곳의 미분양은 주택수요가 그만큼 쌓여있을 가능성이 커 미분양 아파트의 희소성도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수도권은 안성,군포 등에 알짜 단지

한진중공업은 광명시 광명동 광육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지난 3월 1267가구 중 81~173㎡ 343가구의 '광명해모로이연' 아파트 단지를 일반분양했다. 현재 미분양은 153~173㎡에 130가구 정도 남아있으며 올해 9월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걸어서 5~10분 거리에 광일초등,광남중,명문고 등이 있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가깝고 인근 구로구,금천구 등으로 이동하는 버스노선도 다양하다. 단지 서쪽으로 흐르는 목감천을 비롯해 광명사거리역 주변 상업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09년 10월 군포시 당동2지구에서 128~194㎡ 489가구를 분양했다. 현재 미분양은 128~173㎡ 20% 정도 남아있다. 안산선 전철 수리산역과 산본역이 승용차로 5~10분 거리에 있다. 영동고속도로 동군포IC를 거쳐 서울 강남권으로 이동하면 된다. 산본신도시와 인접해 상권 및 다양한 시설을 공유할 수 있다.

안성시 공도읍 만정리에는 벽산건설이 2008년 5월에 분양한 111~201㎡짜리 1378가구의 '안성공도벽산블루밍' 단지 미분양이 남아있다. 대단지인데도 현재 잔여물량은 58가구에 불과할 정도로 수요자들로부터 관심을 모았던 곳이다. 안성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고 38번 국도와도 인접해 있다. 2017년 제2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교통여건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5대 광역시 물량 풍부

지난해 10월 한국토지신탁이 대구 유천동 103 일대에서 82~141㎡ 1669가구를 분양했으나 현재 30% 가량의 물량이 남아 있다. 계약 가능한 잔여물량은 98~141㎡ 규모의 아파트다. 대구지하철 1호선 진천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이마트(월배점)가 가깝다. 단지 북서쪽에 성서지방산업단지가 있어 배후 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화성산업은 달서구 상인동 800 송현주공을 재건축한 2420가구의 화성파크드림 단지를 2007년 5월에 분양했다. 현재 계약 가능한 미분양 물량은 108~192㎡ 150가구 정도다. 대구지하철 1호선 월촌역이 걸어서 2분 거리의 역세권 아파트다. 효성 · 대서초,대서중,영남중,영남고,대구상원고 등이 가까워 교육여건도 좋다.

지난해 5월 대구도시공사는 달성군 다사읍 죽곡2지구 B3블록과 B4블록에 각각 106~149㎡ 597가구,106~149㎡ 544가구를 분양했으나 현재 B3블록에서 150가구,B4블록에서 190가구의 미분양이 남아 있다. 대구지하철 2호선 대실역이 걸어서 5~10분 거리이며 지구 안에 초 · 중 · 고등학교가 신설될 예정이다. 금호강을 사이에 두고 성서공업단지가 있고 성서5차첨단산업단지도 개발이 진행 중이어서 향후 배후주거단지로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대전 평촌동에는 신일건업이 2009년 12월에 분양한 90~153㎡형 589가구 중 30가구가 아직 분양 중이다. 미분양 아파트는 133~153㎡이다. 주변에 대덕테크노밸리,대전3산업단지,대전4산업단지 등이 있어 배후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경부선 신탄진역이 차량으로 5분 거리이며 경부고속도로 신탄진인터체인지가 단지와 인접해 있어 교통여건이 양호한 편이다.

포스코건설이 부산 부전동 537의 9 일대에 분양한 더샵센트럴스타 주상복합 아파트는 129~395㎡형 1360가구 중 20%가량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오는 6월 입주가 시작된다. 부산지하철 1호선 범내골역과 2호선 전포역을 걸어서 5분 정도면 이용할 수 있는 환승 역세권 단지다.

◆지방 중소도시도 눈여겨 볼만

신동아건설은 경북 경산시 옥곡동 도시개발사업지구 A1블에 짓는 128~264㎡ 900가구를 2006년 5월 분양했다. 이 가운데 152~198㎡형 170여가구가 잔여물량으로 남아있다. 경부선 경산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옥곡초,경산여중 · 고,장산중 등을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단지 서쪽으로 안산이,동쪽으로 남천이 위치해 주거환경도 쾌적한 편이다.

경남 사천시 사남면 월성리 30의 2 일대에서는 LIG건설이 분양한 108~186㎡형 902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분양시점은 2007년 12월이다. 단지 북쪽으로 근린공원과 남쪽으로는 생태하천이 흐르는 친환경 단지다. 서부첨단지방산업단지 등 대규모 산업단지 인근이어서 배후 수요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