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협력업체 직원의 노트북 하나에서 최고 명령어 실행이 가능할 정도로 허술한 IT 시스템을 운영한 이유도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하는 점이다.

한 금융권 IT 전문가는 "전산망 운영 시스템에 접근할 권한을 농협 측이 아니라 IBM이 가지고 있었다는 점,특히 모든 파일 삭제와 같은 중요한 명령어를 실행할 권한까지 줬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농협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구멍이 나 있다는 뜻이다. 농협의 방만한 관리 체계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메인 서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대체해야 할 재해복구용(DR) 보조 서버가 같이 망가진 것도 의문점이다. IT 업계에서는 농협이 2009년 1월부터 구동하고 있는 '차세대 IT 시스템'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농협 전 직원 K씨는 "2년가량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운영된 것이 신기할 정도"라며 "개발 당시에도 계속해서 잦은 오류를 일으키는 등 불안정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