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부실 파장 확대] 동양건설 "삼부토건 사태 후 모든 계좌 동결…정상경영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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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관리 신청 왜
채권단 "삼부 몫도 갚아라"…4270억 PF 추가담보 요구
60%대 머문 입주율도 유동성 위기 불러
채권단 "삼부 몫도 갚아라"…4270억 PF 추가담보 요구
60%대 머문 입주율도 유동성 위기 불러
동양건설산업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개발프로젝트 파트너였던 삼부토건이 신청한 지 3일 만이다.
동양건설은 15일 "삼부토건 법정관리 신청 이후 모든 금융사들이 거래계좌를 동결하고 신용등급을 떨어트려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에 접어들어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동양건설은 삼부토건과 함께 2006년 이후 내곡동 374번지 일대에 고급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261가구를 짓는 타운하우스(헌인빌리지)를 추진했으나 총 4270억원의 PF 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데 실패하면서 급격한 유동성 문제에 처했다.
동양건설산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사업을 포함해 이달 2605억원,다음달 2316억원의 PF대출 만기가 도래한다. 땅 넓이 13만2379㎡의 헌인마을 개발을 위한 2135억원 규모의 PF대출이 결국 삼부토건에 이어 동양건설산업을 법정관리로 밀어 넣었다는 게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헌인마을 프로젝트는 현재 입주 여건이 매우 양호한 프로젝트여서 향후 법정관리가 이뤄지더라도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채권단이 헌인마을 PF대출 전부에 대한 담보를 동양건설에 요구했다"며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동양건설로선 법정관리 외에 다른 선택이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융권을 상대로 법정관리 개시 결정 이전에 해결책 모색을 주문하고 있다는 점이 실제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지을 변수"라고 분석했다.
동양건설산업은 1968년 운송업으로 시작한 동양고속건설이 모태다. 동양고속건설은 2005년 고속버스 부문과 건설 부문을 분할,각각 ㈜동양고속운수와 ㈜동양건설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동양건설산업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35위다. 최근 17년간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매출액 1조366억원으로 1조원을 달성했다.
아파트 브랜드는 '파라곤'으로 △남양주 호평 파라곤 △동탄 파라곤 △김포 걸포동 오스타 파라곤 △용인 구성 파라곤 등 5개 아파트 현장에서 4000여 가구가 지난해 말부터 입주하고 있다. 단지별 입주율은 평균 60% 안팎으로 계약자들의 입주가 늦어진 것도 유동성 부족을 초래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분양 중인 아파트 사업장은 없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모든 아파트 현장이 이미 작년 말 준공돼 분양보증 사고가 생길 염려는 없다"며 "입주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앞으로 건설사와 계약자 등 당사자 차원에서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기관으로부터 보증을 받을 수 없는 현장인 만큼 분양 계약자들이 서둘러 잔금을 내고 자신의 명의로 아파트를 돌려놓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