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제화업체 엘칸토를 인수하면서 제화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제화업계 선두주자인 금강제화와 EFC(에스콰이아 패션 컴퍼니) 등과 함께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여 제화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쌍용씨앤비 등 모나리자의 5개 계열사가 갖고 있던 엘칸토 지분 99.99%를 200억원(부채 포함)에 인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작년 8월 120년 전통의 이탈리아 제화 브랜드 라리오를 인수한 데 이어 엘칸토까지 인수함으로써 이랜드는 국내외 제화 시장에 뛰어들어 토털 패션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국내 제화 시장 규모가 연간 2조원에 달하지만 타업체의 진입장벽이 높아 엘칸토를 인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제화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큰 데다가 기술력 확보도 쉽지 않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회사는 2008년 12월에도 에스콰이아(현 EFC)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으나 금융위기로 무산됐다.

엘칸토는 1957년 출범한 제화업체로 1990년대에는 연매출이 2000억원을 넘어서면서 금강제화,에스콰이아 등과 함께 3대 제화 브랜드로 꼽혔다. 1997년 말 부도난 이후 회생절차를 거쳐 2005년 모나리자의 손에 넘어갔다. 2000년대 들어 탠디 소다 미소페 등 신규 브랜드의 성장으로 경영이 위축돼왔다. 매출은 2008년 391억원,2009년 371억원,작년 289억원 등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현재 엘칸토콜레찌오네,마이다스,인텐스 등의 하위 브랜드를 갖고 있다. 매장은 백화점 20곳,대리점 23곳,직영점 2곳,마트 16곳 등 총 61개다.

이랜드는 앞으로 라리오를 해외 시장에서,엘칸토를 국내 시장에서 계속 같은 이름으로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엘칸토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다양한 연령대별 신제품을 엘칸토라는 이름으로 내놓겠다는 설명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100여명의 엘칸토 직원들을 그대로 업무에 투입할 예정"이라며 "인력과 영업망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면 조만간 연 매출 1000억원대의 브랜드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랜드가 엘칸토를 인수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제화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1위인 금강제화가 제조는 물론 유통 부문까지 강화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흑자전환한 에스콰이아도 올해 50주년을 맞아 최근 사명을 EFC로 바꾸고 남성 고급 수제화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