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을 제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향후 더 큰 프로젝트를 따내는데 자신감을 갖게됐습니다. "

최이현 로드코리아 대표(53 · 사진)는 10일 "이스라엘 ARRB 등 6개 해외 대형업체와 경합끝에 20만 달러 규모의 '필리핀 도로 안전도평가 사업'을 따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로드코리아는 도로포장 상태를 검사하고 관련 사업을 컨설팅해주는 업체로 3000여㎞에 이르는 필리핀내 주요 도로의 위험성을 분석하는 일을 처음으로 수주했다. 최 대표는 "해외 유수의 업체를 물리치고 사업을 수주해 수출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도로 상태가 열악한 다른 저개발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주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코리아가 이번 사업을 따낼 수 있었던 데는 자체 국산화한 한국형 도로안전도평가프로그램(KORAP)이 주효했다. KORAP은 신호등 배치 · 도로 구조 · 노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교통사고의 위험도를 측정하는 프로그램이다. 로드코리아는 지난 해 한국교통연구원과 국내 일부 도로에서 이를 적용한 시범사업을 진행해 안정성을 확인했다.

이 회사는 2003년 한국도로공사에서 도로포장부장으로 근무하던 최 대표가 직장동료 5명과 함께 설립했다. 사업초기엔 노면 상태를 분석해 보수 작업의 우선 순위를 정해주는 도로포장관리시스템 PMS(Pavement Management System)를 개발하는 등 포장 분야에 집중했다. 해외 제품보다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인 노면검사차량 '마이다스'를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초부터는 사업범위를 지능형교통망(ITS)을 포함한 교통 전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돌발상황감지시스템 등 '스마트하이웨이'사업도 국책 연구과제로 수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5억원.최 대표는 "주변 반대를 뿌리치면서 시작한 사업이 이제야 빛을 보기 시작했다"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매출을 300억원대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