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반발로 주총 진통

외환은행의 주당 배당금이 `850원'으로 인상됐다.

외환은행은 31일 오전 을지로 본점 4층 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주당 850원 배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외환은행은 당초 주당 580원 배당 안건을 상정했으나 주총 중에 최대주주인 론스타 측 대리인이 주당 배당금을 850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을 제안하자 안건을 수정해 결의했다.

주당 배당금이 850원으로 확정됨에 따라 외환은행의 연말 총 배당금은 5천482억원으로 늘어났지만 론스타가 받아가는 총 배당금은 달라지지 않는다.

하나금융이 지난해 11월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맺으면서 론스타가 연말 결산에서 주당 850원의 배당금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배당금이 85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또 이날 외환은행 주총에서는 하나금융 측에서 추천한 윤용로 행장 내정자 등 새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도 통과됐다.

새 상임이사에는 행장에 내정된 윤 전 기업은행장과 장명기 외환은행 수석부행장(재선임)이 선임됐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오세종 전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과 정광선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천진석 전 하나증권 대표, 홍은주 전 iMBC 대표, 하용이 전 한국은행 홍콩 사무소장 등이 선임됐다.

외환은행의 사.내외 이사 수는 총 13명으로 늘어났으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 론스타 측 사·내외 이사 4명이 빠져나가 외환은행의 새 이사진은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7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다만 하나금융 측 추천으로 선임된 이사 7명은 5월31일까지 외환은행 매매거래가 완료하지 않으면 무효 처리된다.

그러나 이날 외환은행의 주총은 직원 주주들의 반발과 시위 등으로 진통을 겪으면서 5시간가량 진행됐다.

주총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노조원들이 주총장인 강당 앞에 진을 치고 앉아 시위를 벌이며 사측과 신경전을 벌였다.

주총장 안에서도 직원 주주들이 최대주주인 론스타펀드 측의 대리인 출석이 법 위반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주총 무효 등을 주장했다.

오후 들어서도 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직원 주주들이 "외환은행 매각이 완료하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금융 측 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사측과 대립한 끝에 고성을 지르며 주총장을 일제히 빠져나갔다.

한편 론스타는 외환은행 투자 후 ▲배당 1조2천130억원 ▲지분 13.6% 매각대금 1조1천928억원 ▲하나금융으로의 지분 51.02% 매각대금 4조6천888억원 등 총 7조946억원을 회수해 투자원금인 2조1천548억원을 제하고 4조9천398억원의 차액을 남기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