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제2대 대통령을 지낸 레오니드 쿠츠마(73)가 재임 시절에 발생한 언론인 살해 사건과 관련 형사 입건됐다고 우크라이나 검찰 제1차장 레나트 쿠지민이 22일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쿠지민은 이날 수도 키예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쿠츠마 대통령이 게오르기 공가제 기자 살해 사건과 관련 살해 가담 혐의로 형사 입건됐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형사 입건과 함께 쿠츠마 전 대통령은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공가제 살해 사건'은 2000년 9월 반정부 성향의 글을 써오던 우크라이나 현지 한 인터넷 신문의 공가제 기자가 실종된 지 2개월 만에 키예프 근교 숲에서 목이 잘린 채 발견된 사건을 말한다.

공가제 사건은 쿠츠마 정권의 도덕성에 큰 흠집을 냈으며 사건 이후 이듬해까지 이어진 반정부 시위를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쿠츠마는 보안기관에 공가제 기자 살해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쿠츠마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입건과 관련 현재 우크라이나 유력 야당 '바티키프쉬나'를 이끌고 있는 율리야 티모센코 전 총리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중적 연극"이라면서 "이것이 아무런 결과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초 집권한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사정 차원에서 이전 정권 고위 인사들의 부정과 비리에 대한 수사를 밀어붙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