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일본 대지진이 발생한지 열흘째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1980선을 회복하며 지진 발생 이전 주가를 회복했다. 돌발 악재에도 1900~1950선 지지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 기술적 반등 신호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본과 중동, 유럽 등 악재 투성이지만 전문가들은 변수들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는 방향성을 탐색하며 점차 오름폭을 키워나갈 것이란 의견이 많다.

◆반등 흐름 이어갈 듯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한주 전보다 25.59포인트(1.3%) 오른 1981.13에 마감했다. 주간 변동폭은 종가 기준으로 57포인트, 장중 기준으로는 105포인트에 달했다. 한때 1900선을 위협받기도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저가매수가 유입되면서 주 후반 낙폭을 모두 메워 지난 11일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닷새 만에 1980선을 되찾았다.

21일에도 국내 증시는 반등 시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아직 불안하기는 하지만 전력공급이 재개되는 등 일본 원자력 발전소를 둘러싼 위험이 낮아지고 있고, 주말 동안 새로운 악재가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선 최악의 상황이 지난 것 아니냐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력 복구 뒤 원전의 냉각장치가 정상 가동되는지 확인이 필요하지만 추가적으로 주가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가 반등하고, 일본 뮤추얼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 주말 동안 미국과 유럽 증시가 오름세를 보여 투자심리 안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증시가 사흘 연속 올라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는 점은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유가 변수는 지켜봐야

일본 지진과 원전 이슈의 증시 영향력은 크게 줄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지난 20일 시작된 다국적군의 리비아 군사작전이 국제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해야할 변수다. 전문가들은 리비아 정부군이 이날 새벽 정전을 선언하는 등 다국적군의 공습이 전면전이나 지상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최광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 불안이 유가 변동성을 키우고 일시적인 오버슈팅(급등)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전쟁이 발발되지 않는 한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국적군 개입으로 상황이 빠르게 전개된다면 오히려 단시일내 유가가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과 중동 악재에 가려 잠시 잊혀졌던 유로존 문제도 이날 열리는 재무장관 회의와 오는 24~25일 열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전개를 맞게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실적 호전주 관심

1분기 실적 전망치의 조정이 이루어지는 ‘프리 어닝시즌’에 접어들면서 실적 호전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0선 회복 이후 본격적인 반등은 내달 어닝시즌이 시작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그 전에 미리 실적 호전주를 담아둘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이익 개선이 2분기까지 이어질 기업들의 비중을 늘리라”며 디스플레이와 전기전자부품, 운송, 건설업을 관심 업종으로 제시했다.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순익이 늘어날 기업으로는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롯데제과 현대산업 포스코 등을 꼽았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