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란'이 일었던 전세시장은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학군과 봄철 이사 수요가 끝물에 접어들면서 서울 강남권과 목동 등의 전셋값 상승세도 수그러들었다. 반면 서울 강북 · 강서권과 수도권 지역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재건축 단지는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잠실 주공 · 시영 재건축 단지는 대규모 입주로 싸게 계약됐다가 2년이 지나 재계약하는 과정에서 주변시세를 회복,전셋값이 두 배가량 뛰어 전세대란의 진원지로 꼽혀 왔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잠실동 엘스 전용 84㎡는 2월 총 30건의 전세물건이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선 2건에 그쳤다. 지난달 전셋값은 4억2000만~5억원에 형성됐으나 이달에는 4억1000만원,4억8000만원에 각각 계약됐다. 잠실동 J공인 관계자는 "학군 때문에 이사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1월까지 거래를 마쳤다"며 "지난달부터 찾는 사람이 급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학군 수요가 많은 강남구와 양천구의 전셋값 상승률도 미미하다. 강남구는 1개월 동안 0.02% 올랐고 양천구는 제자리에 머물렀다.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싼 강북 · 강서 지역이나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지역은 신혼부부 등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 여전히 오름세다. 최근 1개월 새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도봉구로 0.92% 뛰었다.

다음은 강북구(0.9%) 노원구(0.83%) 관악구(0.73%) 성북구(0.66%) 금천구(0.59%) 등의 순이다. 창동 쌍용아파트 84㎡의 전세 호가는 2억2000만원대로 1000만~2000만원가량 올랐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84㎡는 1억9000만~2억원으로 지난달보다 1000만원 정도 비싸졌다. 미아동 B공인 관계자는 "물건은 적은데 찾는 사람이 밀려 있다"며 "물건이 나오기 무섭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개월 전에 비해 0.26% 올랐다. 그러나 4주간 상승률은 0.11%,0.06%,0.05%,0.04%로 오름세는 여전하지만 상승률은 두드러지게 낮아지고 있다. 송파구 전셋값은 0.07% 하락했다.

수도권에선 화성이 1.64%로 가장 많이 올랐다. 용인(1.48%) 의왕(1.3%) 고양(1.26%) 수원(1.24%) 의정부(1.18%) 남양주(1.09%) 광명(1.08%) 안양(1.04%) 등도 상승률이 높았다. 서울에서는 전세물건을 구하지 못한 수요가 유입되거나 신혼부부 수요가 많은 곳 위주로 올랐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본부장은 "전셋값이 많이 오른 지역은 수요도 줄고 물건도 조금씩 늘고 있지만 싼 곳은 가격 상승 여지가 있다"며 "한동안 전셋값은 지역별 양극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