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미래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일어나야 합니다. 혁신의 새 불길을 일으켜 주세요. "

18년간 한양대를 이끌어 온 김종량 총장(61 · 사진)은 18일 총장직을 떠나면서 후임자인 임덕호 신임 총장에게 이렇게 부탁했다. 이날 이 · 취임식은 한양대에서 18년 만에 이뤄져 교내외 인사 6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전 총장은 한양대 설립자인 고(故) 김연준 박사의 장남이다. 서울사대부고와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대에서 교육행정학 석사를,컬럼비아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1982년 한양대 교수로 부임해 1991년 부총장을 거쳐 1993년부터 총장직을 맡아왔다.

그는 "오늘은 한양대의 역사가 새롭게 전환되는 의미 있는 날이자 제 개인에게도 참으로 뜻깊은 날"이라며 "한양을 위해 바쳤던 시간들이 자랑스럽고 그 시간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감회에 젖었다.

김 전 총장은 부임 후 18년간 한양대의 양적 · 질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취임 당시 750여명 규모였던 교수를 현재 1300여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해외 대학과 협력을 강화해 연간 50여명 정도였던 교환학생 숫자가 2000여명으로 급증했다. 3500억원 규모였던 1년 예산은 650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서울과 안산캠퍼스를 합친 건물 숫자도 50여개에서 100여개로 증가했다. 특히 안산캠퍼스에는 LG생산기술연구원과 부품연구소 등을 유치하며 학연산 클러스터로 키웠다는 평가다. 한양대 관계자는 "재임 내내 매우 열정적이고 추진력이 강했던 총장"이라고 평가했다.

한양대는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발전 속도가 주춤해진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정문제 등으로 투자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전 총장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아직 부족하다.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고 말했다. 그는 "신임 총장을 중심으로 혁신의 새 불길을 지펴야 한다"며 "한양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어떤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감당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전 총장은 그동안 겸임해왔던 한양사이버대 총장직은 그대로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김 전 총장이 일선에서 물러나 한양사이버대를 좀 더 챙기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