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13일 부진한 4분기 실적 발표에도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더불어 애널리스트들은 목표주가를 올리면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고려아연의 4분기 잠정실적은 매출액이 8194억원, 영업이익이 120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4.4%, 6.4%씩 증가한 수준이다. 순이익은 1148억원으로 2009년 같은 기간보다 6.5% 줄었다.

이 같은 수치는 시장의 예상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번 고려아연의 실적은 시장의 컨센서스보다 매출액은 3.9% 하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7.8%, 13.5%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전세계 아연 재고가 늘어나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1월11일 기준으로 세계 아연재고는 71만톤을 기록해 1년 전보다 45%나 늘어났다. 재고 증가는 아연 가격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재고가 소진되면서 가격이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예상보다 4분기에 부진한 정도가 약했고, 앞으로의 실적은 설비증설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들도 있다.

김현태 현대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34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려잡았다. 김 연구원은 "고려아연의 4분기 실적 부진은 일시적"이라며 "올해 설비 증설 효과로 큰 폭의 이익 성장이 예상되며, 상품 가격 강세 기조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올해 연, 귀금속 공장 증설에 따른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주요 제품의 판매량은 아연 50만톤(2010년 45만톤), 연 25만톤(2010년 20만톤), 은 1500~1600톤(2010년 1270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고려아연의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6% 상향했다.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조정한 것이다. 주요 비철 및 귀금속 가격 전망이 올랐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주당순이익(EPS)은 3만5829원에서 3만8315원으로 7% 늘어난다는 추정이다.

LIG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8만5000원으로 올려잡았고, KB투자증권(매수, 35만원)은 목표주가 상향조정을 예고했다. 이종형 KB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하순께 발표될 고려아연의 2011년 사업계획과 최근 메탈가격 상승을 반영해 고려아연의 중장기 실적 전망치를 추후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TB투자증권과 SK증권은 철강금속 업종 내에서의 최선호주로 고려아연을 유지했다. 하종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은 1분기에 깜짝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기존의 목표주가 45만원과 '강력매수(STRONG BUY)' 의견을 유지했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로 1785억원을 제시해 시장의 평균 예상치(1613억원) 대비 높은 수준을 예측했다.

이 밖에도 동양종금증권(매수, 40만원), 동부증권(매수, 38만원), HMC투자증권(매수, 36만원) 등이 설비증설에 따른 규모 확대를 이유로 한결같이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