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을 잡아라'

51년 만에 아시안컵 축구대회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1차전 승리'가 중요한 숙제가 될 전망이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해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보다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특히 공격 라인은 지동원(20.전남), 손흥민(19.함부르크SV) 등 젊다는 표현도 모자라 '어린'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또 대표팀 간판 공격수인 박주영(26.AS모나코)이 무릎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중원에서 구자철(22.제주)의 역할이 커지는 등 '젊은 피'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이번 대회 성적이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

1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시15분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 경기 결과가 더없이 중요한 이유다.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34.알힐랄) 등 베테랑들이 건재하지만 지동원,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23.볼턴), 기성용(22.셀틱) 등 젊은 선수들이 많아 첫 경기의 흐름에 따라 팀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차전 바레인과 경기에 이어 2차전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가 가장 높은 호주(26위)를 상대한다는 점에서도 1차전은 반드시 이겨놓는 것이 마음 편하다.

그러나 역대 아시안컵을 보면 1차전에서 한국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14번 열린 아시안컵에서 11번 본선에 진출한 한국의 1차전 성적은 2승8무1패다.

가장 최근 1차전 승리는 1988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9회 대회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1-0으로 물리친 것이다.

이후로는 1996년 UAE 대회에서 UAE와 1-1로 비겼고 2000년 레바논 대회에서도 중국과 2-2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2004년 중국대회 1차전은 요르단과 0-0 무승부, 2007년 동남아 4개국 공동 개최 때도 사우디아라비아와 1-1로 경기를 마쳤다.

게다가 바레인은 상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9승4무2패로 앞서 있지만 2007년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만나 1-2로 졌던 기억도 있는 팀이다.

구자철은 6일 도하 공항에 도착하자 "호주와 2차전도 그렇지만 바레인과 첫 경기가 중요하다.

비디오를 보며 잘 연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차전 승리에 대한 부담이 크지만 바꿔 말하면 바레인을 꺾는다면 그만큼 51년 만의 정상 탈환을 위한 상쾌한 출발을 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첫 경기 승리로 '왕의 귀환'을 향한 첫 걸음을 가볍게 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도하<카타르>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