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첫마을에 '프리미엄 5000만원'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퍼스트프라임' 84㎡(전용)를 분양받은 J씨(40 · 회사원)는 최근 프리미엄 3200만원에 분양권을 팔라는 중개업소의 제안을 거절했다. J씨는 "5000만원까지 붙었다는 얘기를 들은 데다 당분간 값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기다려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종시 '퍼스트프라임'이 인근 지역 주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우수한 입지와 낮은 분양가를 바탕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세종 시내 땅은 물론 인근지역 아파트 가격까지 높이고 있다.

◆프리미엄 최고 5000만원

4일 현지 중개업소와 개발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청약을 마친 세종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 아파트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2000만~5000만원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첫마을은 충남 연기군 남면 나성리 · 송원리 일대 115만5000㎡ 부지에 아파트 6520채 등 총 7000채가 들어서는 단지다. 퍼스트프라임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세종시에 분양한 첫 아파트로 전용 59~149㎡ 1582채가 공급됐다.

연기군 조치원읍 G공인 관계자는 "전용 84㎡ 중 조망이 좋은 로열층은 프리미엄이 5000만원이나 붙었다"며 "집주인들이 프리미엄이 높아지면서 물건을 거둬들여 호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민들에게 배정된 일부 물량을 제외하면 올해 12월까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지만 편법적으로 거래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종시 설치법 통과가 계기"

전문가들은 퍼스트프라임의 인기 요인으로 낮은 분양가와 뛰어난 입지를 꼽았다. 퍼스트프라임의 3.3㎡ 당 분양가는 606만~793만원으로 인근 대전 노은지구나 둔산동의 3.3㎡당 매매 값인 800만~1000만원보다 싸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피데스PM의 김철수 사장은 "퍼스트프라임 단지는 금강변에 위치한 데다 상업 · 업무지구와도 가까워 세종시에서도 입지가 매우 좋은 곳이어서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설치법이 지난달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세종시 건설에 대한 일정이 구체화된 것도 가격을 밀어 올리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오승환 LH 세종시사업단 분양팀장은 "첫마을 특별공급 경쟁률은 1.05 대 1 수준으로 높은 편은 아니었다"면서도 "세종시 설치법 통과 등 도시 조성이 가시화되며 계약률이 크게 올랐고 분양 문의도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기준 계약률은 84.5%다.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도 '호조'

첫마을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주변 지역 부동산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세종시 예정지에 거주하던 원주민들에게 제공된 이주자용 택지에도 프리미엄이 붙었다. 단독주택 용지 330㎡의 분양가는 1억5700만원 선이었지만 최근에는 5000만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었다. 지난해 초에는 분양가보다 1000만원 낮은 값에도 거래가 없었다. 연기군 금남면 신행복공인 관계자는 "땅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물량이 없다"며 "세종시 인근의 땅을 찾는 문의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 아파트 매매도 늘었다. 조치원읍 다복공인 관계자는 "조치원 자이 아파트는 작년 11월 이후 하루 1~2건 꾸준하게 거래돼 30평형대 매물은 모두 소화됐다"고 전했다.

세종시와 차로 20여분 거리인 대전 노은지구 아파트도 오름세다. 대전 반석동 노은베스트원공인 관계자는 "노은2지구 반석마을 5단지 전용 85㎡가 3억5000만~3억7000만원 수준으로 첫마을 분양 이후 2000만원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조치원=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