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동 국제가격이 3거래일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내년에 전기동 공급부족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구리 주요 수출국인 칠레의 광산 파업으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끝내고 29일 문을 연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전기동 3개월물은 1.1% 오른 t당 9430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새 14.1% 올랐으며,올 상승률은 27.8%에 달했다.

국제시세 상승으로 국내 현물가격도 크게 올랐다. 조달청은 중소 비철금속업체에 공급하는 전기동 현물가격을 30일 t당 1220만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달 말에 비해 13.4% 오른 것이다.

전기동의 강세는 전 세계적으로 돈이 많이 풀린 상황에서 내년에 공급량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호주 금융회사인 맥쿼리는 "선진국 전기동 수요가 살아나고 중국 재고량은 바닥권으로 떨어졌다"며 "내년 전기동 시장에선 55만t가량의 공급부족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전기동 가격은 t당 평균 1만1000달러 선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또 최근 발생한 칠레 콜라후아시 구리광산의 파업과 인근 파타슈 항구의 선적장비 고장 등으로 인해 칠레의 구리 수출량이 일부 감소할 것이란 소식이 악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종호 이트레이드증권 해외선물팀장은 "전기동의 강세가 두드러진 것은 공급 부족도 원인이지만 비철금속 가운데 대표 투자종목으로 자리잡은 전기동에 펀드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그러나 "전기동 실물 업체들이 국제 시장에서 전기동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다"며 "현물 프리미엄(제품을 실제 구입하는 데 들어가는 추가비용)도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