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공식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포즈 도 이과수 시에서 개최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 참석해 "메르코수르가 팔레스타인과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다음 주 중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인정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중동 지역에서 대량학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볼리비아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인정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지난해 1월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한 바 있다.

앞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등지를 점령하기 이전의 국경선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국경선으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르코수르의 다른 회원국인 파라과이와 우루과이 정부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루과이는 내년 초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메르코수르 회원국 외에 최소한 5개국이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인정하는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모랄레스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말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권리를 지지한 것"이라며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수일 전 압바스 수반에게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인정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주축을 이루는 정파이자 압바스 수반이 속한 파타(Fatah) 역시 성명을 통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이어 볼리비아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인정한 것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권리와 자유, 독립을 지지하고 이스라엘군 점령을 반대하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