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 입법위원 "大選에 영향주는 정치발언" 비난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전 총통이 내년 '중화민국 건국 1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자신을 제외한, 요건을 갖춘 다른 죄수들은 특사나 감형을 하라고 마잉주(馬英九) 총통에게 촉구했다.

옥중에서도 활발한 정치적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천 전 총통은 "천수이볜을 감형하지 않으려고 다른 사람들도 감형하지 않는다면 마잉주가 건국 100년에 미안한 짓을 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나 때문에 감형을 촉구한다고 오해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나는 감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천수이볜을 13일 옥중에서 면회한 왕수후이(王淑慧) 민진당 타이베이(臺北) 시의원 등은 이같이 전하고 천이 감형 등을 포함한 대만 정치에 대한 소신을 곧 발간될 민진당계 '봉래도'(蓬萊島) 잡지에 '천수이볜의 일기'라는 기고문으로 게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은 이 기고문에서 대만에서는 중화민국 60년(1971), 80년(1991), 장제스(蔣介石)가 서거한 1975년, 그의 아들 징징궈(蔣經國)가 작고한 1988년에 모두 감형 등이 있었다면서 마잉주가 건국 100년을 맞아 비슷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천의 발언이 대만 신문과 TV를 통해 널리 알려지자 집권 국민당 치우이(邱毅) 입법위원은 천이 마잉주 총통을 곤경에 빠뜨리고 2012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정치적 발언을 했다고 14일 비난했다.

치우이 입법위원은 "천이 이 시기에 이 문제를 제기하면 사람들의 감형 기대가 높아져 감형되지 않으면 마 총통에게 죽도록 욕을 한다. 현재 수형자가 5만6천여명인데 1명당 가족 3명을 합하면 최소 20여만표로 천이 감형을 제기한 목적 중 하나가 2012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치우이는 "만약 감형이 없거나 감형 문턱이 너무 높으면 옥중 죄수들의 불만을 사고, 감형 문턱을 너무 낮추면 이들이 출소 후 사건을 저질러 이것도 마 총통의 책임으로 돌아간다"면서 천수이볜의 "이번 술책은 흉악하고 정말 무섭다"고 비난했다.

한편 천 전 총통의 부인 우수전(吳淑珍) 여사는 지난달 최고법원(대법원)에서 3개 사건으로 11년, 8년, 7개월 형을 각각 선고받았으나 고등법원이 13일 합산 형기를 천 전 총통과 같은 17년6개월로 확정했다.

지난 20년간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생활해온 우수전이 병원에서 복역 겸 치료를 할지 자택에서 치료할지 대만 사법 당국이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타이베이연합뉴스) 이상민 특파원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