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반부패 당국이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을 엔지니어링 기업 KBR의 뇌물 스캔들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했다고 현지 일간지 디스 데이가 8일 보도했다.

KBR는 미국 에너지기업 핼리버튼의 자회사였다가 2007년 분리된 회사로, 1995년부터 2004년 사이 나이지리아 남부지역의 LNG 공장 건설계약을 따내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1억3천200만달러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체니 전 부통령은 2001년 미국 대선 이전까지 핼리버튼의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했던 인연으로 다른 8명의 관련자 및 기업들과 함께 제소 대상에 포함됐으며, 뇌물수수 등 총 16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앞서 KBR는 지난해 이번 뇌물 스캔들과 관련해 미국 사법당국에 의해 기소돼 5억7천9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이에 독자 수사를 통해 체니 전 부통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 수순에 돌입했다.

체니 전 대통령 측은 그러나 핼리버튼의 CEO 재직 시절에 벌어진 이번 뇌물 스캔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 내부에서도 체니 전 부통령의 소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