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이번 연평도 포격은 '포병 전문가'로 알려진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하면서 이미 예고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6일 "올해 1월27일과 28일 북방한계선(NLL) 지역에 대한 북한의 일제 타격식 포사격,포병을 중시하는 김정은의 군사관 및 군사 강경노선 등에 비춰볼 때 이번 연평도 공격은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2002년부터 2006년 12월까지 군 간부양성 기관인 김일성종합대학에서 보병지휘관 3년제와 연구원 2년제를 거쳤다. 북한 군대에서 2009년 5월께 배포된 것으로 알려진 대외비 문건에 따르면 김정은은 포병에 '정통'하며 북한에서 처음으로 인공위성 자료와 GPS 수신기 좌표를 이용해 작전지도를 만들었다고 선전하고 있다. 문건은 또 "현대전은 포병전이며 현대 군사전략가는 포병을 능숙히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김정일이 지난해 1월8일 김정은을 후계자로 결정했다는 교시를 당중앙위원회와 군정치국에 하달했으며 그 이후부터 북한의 대남 군사전략에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27~28일 NLL을 향해 일제 타격식 포사격을 가한 것은 포병 전문가 김정은을 군사영재로 내세우기 위해 기획됐고,이번 연평도 포사격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군부 내 세력이 확대되자 북한군 내에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북한군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최근 북한군 부대에서 김정은 청년대장의 영도에 따라 조국을 통일하자'는 구호가 등장하고 말끝마다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받들어'를 붙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북한에 나돌고 있는 소문에 따르면 북한군은 원래 1차 포격만 계획했는데 남한의 대응 타격에 자극받은 강경파 군관(장교)들이 2차 포격을 가했고,포격전에서 승리했다고 판단한 김정은이 해당 부대에 전화를 걸어 높이 치하했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함경북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이 방송에 "NLL에서 큰 교전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사건 직후 김일성대학생들에게 알려졌다"며 "자칫 전면전으로 번질 수있다는 긴장감이 돌면서 한때 대학 전체가 크게 동요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