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남유럽 재정위기와 지정학적 리스크의 여진으로 조정양상이다. 하지만 조정의 진짜 배경으로는 올 하반기 이후 미국 달러화 약세 등을 바탕으로 이어졌던 글로벌 유동성 랠리의 성격이 다소 모호해진 점을 들 수 있다.

유동성 랠리가 지속되려면 가격 변수의 방향성 유지가 중요한데 최근 2차 양적완화를 전후해 달러의 방향이 강세로 반전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달러 강세의 배경으로 남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 기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지목되고 있어 당분간 증시 조정 압력으로 남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달러 강세의 부정적인 면만 볼 필요는 없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호조세를 보인 직후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미국 고용지표 개선이 긍정적인 것은 개인소득 증가에 대해 기대를 갖게 할 뿐 아니라 시기적으로 올 연말 소비지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이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바라볼 때 긍정적인 측면의 달러 강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거시경제지표에 대한 해석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소비지표 호조 여부가 1차 변수가 될 것이다. 연말 쇼핑시즌 매출증가율이 4년 만의 최고가 될 것이란 전미소매협회의 전망은 일단 긍정적인 대목이다. 달러의 강세 배경에 미국 소비지표 호조가 자리잡게 될 경우 수혜 섹터인 IT 주가의 상대적 강세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조익재 <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