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실전배치..인명살상.화재 동시 효과 노려
군, 연평도서 불발탄 20여발 수거 분석 중
김정일 부자, 포격 전 황해도 지역 방문



북한은 지난 23일 연평도에 콘크리트를 관통하고 화재를 일으키는 특수 폭탄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폭탄은 북한이 개발해 1985년부터 실전배치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군 고위 소식통은 25일 "북한이 연평도에 발사한 포탄을 수거해 1차 분석한 결과 콘크리트를 관통하고 화염효과를 극대화하는 특수폭탄의 일종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폭탄은 폭발 때 고열과 고압으로 인명을 살상하고 콘크리트 시설을 파괴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군당국은 연평도에서 북한이 발사한 이 포탄의 불발탄 20여발을 수거해 정밀 분석 중이며, 북한이 1985년부터 실전배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북한이 연평도에 발사한 포탄은 '열압력탄(TB:ThermoBaric)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대규모 인명을 살상하고 화재를 발생시켜 혼란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특수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은 전날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이 개머리 해안포에서 쏜 곡사포는 북한이 여태까지 개발해놓은 열압력탄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반 곡사포는 한번 폭발하고 끝나지만 영상을 보니 이중 폭발을 하는데 이는 열압력탄의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태영 국방장관은 "열압력탄 상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군 소식통은 "불발탄 20여발을 수거해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며 "1차 지상에 떨어진뒤 2차 폭발해 화염을 일으킨 것으로 미뤄 열압력탄과 유사한 특수 폭탄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또 군은 북한군 해안포기지에 대한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여러 수단을 통해 북한군의 피해상황을 분석하고 있다"면서 "이런저런 것들을 확인하고 있으며 (피해현황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K-9 자주포 1발의 피해지역은 50x50m로 북한군이 발사한 포의 피해지역(15x15m)에 비해 넓다"며 "80발 정도면 사격 대상지역이 초토화됐을 것으로 보고 추가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의 2차 포격이 끝난 직후 우리 군에 전투기로 폭격을 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당시 우리 군 전투기들은 공중전과 공대지 공격 등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임무를 수행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북한군의 포격 도발에 앞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계자인 김정은(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황해도 지역의 양어장과 오리농장 등을 방문해 공격을 앞두고 현장지도를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현재 연평도 도발을 전후한 김정일 부자의 동선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방위원회의 핵심 관계자는 "김정일 부자가 황해도에 갔다면 그쪽 주요 인사들이 몰려왔을 것이고 당연히 북한군의 김격식 4군단장도 만나러 왔을 것"이라며 "김격식이 이번 해안포 사격을 주도했다면 만나는 과정에서 결재나 추인이건 이뤄졌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부자가 황해남도 룡연군의 룡호오리공장과 룡연바닷가양어사업소, 룡정양어장을 각각 현지지도했다고 22일 전했다.

이번 시찰에는 노동당 정치국 위원인 김기남.최태복.홍석형(이상 당 비서 겸직), 김경희(당 경공업부장"), 당 정치국 후보위원인 장성택(국방위원회 부위원장"), 태종수(당 비서")가 수행했으며 양어사업소와 양어장 시찰에는 이들 외에 북한군 대장들인 김원홍.김명국.현철해.리명수가 포함됐다.

김정일 부자가 방문한 지역은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있었던 강령군 개머리 기지와는 80㎞ 정도 떨어진 곳으로, 4군단 예하 부대를 방문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 정보당국 관계자는 "22일자로 북한 언론은 김정일 부자가 황해도 지역의 양어장 등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는데 실제 방문시점은 분명치 않다"면서 "군 부대를 방문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